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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주, 10억이 있다면 무엇에 쓸 것인가?

안홍준

요약

회사가 10억원 정도를 확보하게 되었는데 사업아이템이 명확하지 않아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이 된다.
피바이드에 필요하다는 솔루션을 만들어 주었는데, 활용하는 빈도가 너무 낮아 아리송하다.
동인이와의 만남을 통해 말을 놓게 됐고, 외부와의 인터렉션을 짐작해서 두려워하지 말자는 레슨을 얻었다.

회고

배경

3주만에 회고 글을 작성하는 만큼, 굉장히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크게 3가지 일이 큐에 잡혀있다.
1.
TIPS과제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2.
'피바이드'라는 광고 대행사와 컨텍해서 틱톡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광고 성과 툴을 만들고 있다.
3.
투자 받은 후 모든 법적 서류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주는..

TIPS과제 수주

※ TIPS 과제: 시드투자를 받은 후 많은 스타트업이 수주하는 R&D과제이다. 연계과제를 포함해서 7억정도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시드 투자를 받으면서 말도 안되는 타임라인을 가져가게 되었는데 2일만에 IR 및 투자심의를 끝내고, 1주안에 투자 관련 서류처리를 끝내고, 2주안에 TIPS 과제를 지원하기로 하였었다. 오히려 빡빡한 타임라인이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게 되었었다. 동시에, 피바이드와 약속한 타임라인이 있어 사업적인 개발도 같이 병행해야했던 터라 정말 신경쓸일이 많았다.
문제는 일반적인 경우 사업아이템이 명확한 상태에서 시드투자를 받지만, 우리팀은 사업아이템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시드투자를 받게 되었고, R&D과제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사업아이템을 정하고 기술 개발할 것을 설정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즉, 사업아이템을 설정하고, 그 사업아이템이 괜찮은지 검증하며, 최종적으로 개발할 기술까지 설정해서, 발표자료를 50장 정도 준비하는 것이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준비도중 마감기간이 2주일 밀렸기 때문에 약간의 숨돌린 시간은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이조차도 없었다면 정말 미흡한 상태로 제출됐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회고글을 쓸 만큼 여유가 있는 것처럼 어느정도 윤곽을 잡긴하였다.
다음 주 회고에 TIPS 과제를 마감한 후, 어떤 방향인지 작성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이번 글에서는 간단히 담아보자면,
"텍스트로 이미지의 내용을 검색해서, 마케팅 시장에서 SNS의 참고할만한 레퍼런스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 정도일 것 같다.
2021년, AI분야에서는 최근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3년전에 OpenAI가 CLIP이라는 논문을 게재하였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AI가 이미지를 해석하는 방식과 텍스트를 해석하는 방식을 일치시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 이미지에 캡션달기, 캡션을 보고 적합한 이미지 생성하기)
이처럼 이미지를 텍스트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려고 하고 있다.
예를들어, '여성 모델이 운동화를 착용하는 모습의 사진' 이라고 하면 그에 관련된 SNS 포스트가 나오는 식으로 말이다.

피바이드

틱톡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광고 성과를 쉽고 빠르게 모으는 툴을 만들고 있다.
스크래핑 데스크톱 앱
스크래핑 한 결과를 모아볼 수 있는 대시보드 웹
관련해서도 작성할만한 내용이 참 많은데, 좀 더 가볍게 작성하기 위해서 간략히 설명하겠다.
필요로 하는 기능은,
1.
여러 틱톡 계정(30개)에 게재돼있는 광고에 대한 성과(좋아요, 조회수)를 다 스크래핑할 수 있어야한다.
2.
엑셀 파일로 정리해놓은 링크 파일을 입력해서, 해당하는 영상의 성과를 가져올 수 있어야한다.
정도가 있었다.
다행히 어느정도 서비스 구현은 마쳤으나, 난관은 서비스를 서빙하는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큰 제약이 있었는데,
1.
스크래핑 프로그램의 특성상, 웹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밖에 없다보니 데스크톱 어플리케이션이어야 했고, 해본적이 없어서 공부하면서 진행을 하다보니 러닝 커브가 발생했다.
2.
데스크톱 앱이 되면서 지속적인 배포를 위해서 자동 업데이트 기능 등 부가적으로 필요한 기능들이 많았다.
3.
대부분의 사람들이 Mac 노트북으로 작업을 진행해서 Mac용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야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서비스를 서빙하는데에 있어서 디테일한 기능들이 굉장히 많이 생기고 Mac을 쓰지 않아본 나에게 데스크톱 앱까지 만드는건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ac & Window 멀티 플랫폼 개발, 배포 자동화, 자동 업데이트, 기능 구현 등의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을 다 하긴했다.
다만 고생해서 만들긴 하였지만 로그를 보니 생각보다 활용하는 빈도가 너무 낮아서 아리송한 상태에 있다. 분명 심각한 문제이고 루틴하게 계속해서 광고 성과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하였는데, 프로그램 제대로 작동하는지 피드백을 요청하였을 때의 텀도 며칠단위로 상당히 길었고 제대로 완성되고 나서도 딱 한 번 사용하고 그 이후로는 사용하지 않고 있는 터라 어떤 것이 문제인지 파악이 되지 않아 좀 걱정이 된다.

투자 서류 처리

투자 타임라인이 상당히 빡빡한 탓에 압축적으로 굉장히 많은 양의 서류를 처리해야했었다.
투자를 받을때 해야할 절차가 매우매우 많았다. 단순하게는 투자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해서 조항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야했고, 주식을 발행해서 투자사에게 지급하기 위한 유상증자 처리, 그 후 벤처기업인증에 대한 처리까지 해야했다.
올해 초에는, 회사 사무실을 옮기면서 본점 이사 등기같은 것은 내가 처리하였었지만, 점점 일에 치이게 되니 내 시간을 돈으로 치환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냥 치환해버리는게 낫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결과적으로 유상증자 등기는 로펌에 맡겨서 처리를 진행하였고 앞으로도 내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민

이제 본론이다.
다행스럽게도, 창업활동을 하면서 엄청나게 승승장구 하지는 않았지만 평균적인 기업들과 비교할 때는 그래도 꽤 순항을 하고 있는 상태인 것 같다. 그 덕에 원래 가지고 있던 돈이 4억원에, 시드투자 1억원, TIPS를 수주하게 되면 5억원의 돈이 생기게 되고 우리의 창업자금은 약 10억원 정도에 육박하게 된다.
스타트업으로써 10억원은 푼돈이지만, 그럼에도 10억원이 주는 무게는 꽤 크다.
10억원이 있으면 하다못해 지방에 카페나 치킨집을 몇 개 차려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이고, 나는 이 10억을 단순히 치킨집 몇 개의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더 커다란 가치 창출을 위해서 사용해야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우리 팀의 멤버는 현재 단 3명밖에 없는 상태이기에 최소한 이 10억원을 n빵하는 것보다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내야하지 않겠는가.
방금 퇴근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많으면서 우유부단 한 것은 굉장히 큰 독인 것 같다. 개인에 대한 역량으로 비춰보았을 때, 나는 IT, AI 기술 및 개발쪽으로는 거의 못하는 것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의 못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고민거리를 안겨주게 되는데, 할 수 있는게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선택지도 굉장히 많아져버리고, 내 성격이 우유부단하게 optimal한 선택지를 선택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하나를 딱 잡고 깊게 고민하기가 뚫어내기 위한 다짐에 도달하기까지가 참 어려운 것 같다.
이 10억을 유효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업 아이템 및 큰 그림을 잘 그려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업 아이템이 있어야 우리가 하려는 행동이 명확해질 것이며, 행동이 명확해지면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알게되고, 이를 통해 그 사람을 채용해서 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10억을 어느 방향에 써야할지 잘 모르겠다.
현재 가시적으로 보이는 선택지는 3가지가 존재한다.
1.
기존에 만든 틱톡 광고 성과 스크래핑 툴을 판매한다.
2.
TIPS에서 제안하는 "텍스트 기반 이미지 검색으로 광고 레퍼런스 검색 서비스"을 개발한다.
3.
기술적인 노벨티가 존재하는, 동영상을 텍스트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한다.
지금 상황에서 어떤 선택지를 골라야하는지 참 고민이 된다. 그렇기에 선택지를 결정하기 위한 액션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다만 두려운 점은 이 액션을 하는데에 필요한 코스트가 부담이 드는 것이다. 일단 우리 팀이 마케팅 시장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조사 및 인터뷰 및 커피챗을 많이 하기에 시간을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시간을 의미없이 소모하게 되어 낭비되는 시간이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드는 생각은, 플랜을 좀 더 명확히 세우는 것이 위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1주일간 하나의 아이템을 깊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면, 3주의 시간 동안 하나의 기조를 잡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주의 시간을 허비하는 것조차도 나에게는 되게 큰 코스트로 느껴지긴 한다.
누군가는 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서 딱 이 돈을 받으면 어떤 것을 해야지 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것이 참 부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적의 해를 찾고 싶어하는 나의 심리가 유효하게 작동하여 나중의 매몰비용을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주 만난 사람

토요일에 동인이와 만나서, 술을 마시고 서로 말을 놓기로 하였다.
심지가 주는 순기능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인이가 가장 최근에 올린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않는다.' 라는 글을 보고 좀 더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전에 약속을 잡아놓았었다.
존댓말이 주는 벽이 어느정도 존재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을 놓게 되면서 좀 더 내가 속에 있는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 효과가 꽤 있었던 것 같다.
창업을 하게 되면서,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체면을 차리고 속이야기를 안하게 되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멋있는 사람 같아보이고 싶어하는 심리도 어느정도 존재하는 것 같다.
정말 멋있는 사람은 모든걸 다 터놓고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속이야기를 진솔하게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다 기록해두고 싶은 굉장히 뜻깊은 만남의 시간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사업아이템을 검증하는데에 내가 너무 섣불리 두려움을 품고있어 과감하게 행동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위와 같은 사업아이템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경우, 동인이는 링크드인을 통해서라도 커피챗을 해보면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그것에 대해 두려움이 어느정도 있는 사람인데, 많은 경우 사업아이템이 있으면 이게 구현이 가능할까? 또는 만든게 있어야 사람들한테 보여라도 주지. 라는 생각에 일단 만드는 것부터 먼저하는 상황이 많은 것 같고, 이게 결국에는 개발물이 불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커피챗을 대뜸 신청하기에도 뭔가 저쪽에서는 바쁜와중 응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괜스레 미안하거나 주늑들거나 눈치보이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동인이가 말했듯, 정 미안하면 기프티콘을 주던가, 선물을 주던가 할 수 있는 것이며 그러지 않더라도 나와의 대화 자체가 그 사람한테 유익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사람이 관심이 있는 주제라면 별로 시간 아깝다고 생각도 안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아마 정당화 하자면 이런게 많은 공대생이 책상에서만 사업을 고민한다고 비판받는 행태가 아닐까 싶다. 많이 걷어냈다고 생각하는데 훨씬 더 많이 걷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론

3주간 너무나도 바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잘 쳐낸 것 같다.
10억을 어떻게 잘 사용할지 알기 위한 액션을 해야겠다.
사업아이템을 검증하기 위해 외부와의 인터렉션을 두려워 하지 말자.

비고

중요한 것은 글의 볼륨이 아닌 그 순간의 마음가짐을 기록하는 행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회고를 지난주만 걸렀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전 게시글 작성일을 보니 21일 전이었다.
글을 한번 작성하는데 거의 1-2시간 정도 되기 때문에 바빠지면 우선순위에 밀리는 것 같다.
좀 더 가볍게라도 작성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
라고 글 작성을 시작하면서 위에 작성하였지만, 결국 1시간 이상을 사용하게 되었다.
있었던 일이 너무 많았던 터라, 개인적으로는 나의 생각을 작성하는데에 집중하고 싶은데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설명이 많은 것 같다.
일단 기본적으로 회고를 빠뜨리는 일은 최대한 지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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