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In

막생각 : 지금까지 떠올랐던 생각 옮기기

김
김건호
  1. 막생각
•
심지 첫 모임에서 안홍준 선배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다. '삶을 마친 뒤, 전지전능한 어떤 신에게 자신을 떳떳하게 인정받을 수 있게 사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해주신 것으로 이해했는데, 내가 평소에 가져오던 생각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나의 목표는 하늘을 우러러 떳떳하게 '오늘 하루 진짜 열심히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사는 것이었다. 나는 인정을 위해 열심히 살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은 차이점이 있지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살아가는 걸 이상으로서 삼았다는 것에서 굉장히 공감가는 말씀이었다.
•
나는 삶에 절대적 가치를 정해두고 이를 기반으로 판단하며 살아가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그저 나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아가는 것에 정진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내 속의 진짜 나'인 참나의 힘이 커져 내가 어떤 선택을 내리며 살 것인지 감정, 직감(무의식), 이성(의식)을 조화롭고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매 찰나 내게 가장 어울리는 선택을 내리며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절대적인 것에 적합한 선택이 아니라 그저 고유한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선택 말이다.
•
겨울이 되니 입술이 말라붙어 립밤을 칠한다. 계속. 그런데도 사워를 하거나 림밤 후 좀 있으면 항상 불어터져 있는 입술 껍질을 본다. 그리곤 어차피 뜯겨나갈 걸 알기에, 또한 뜯어내는 것이 재미있기에 항상 입술을 잘근잘근 씹거나 손으로 문질문질 때낸다. 다시 립밤을 바란다. 그럼 하루가 다 지나기 전 다시 원위치에서 입술 껍질은 말라붙어있다. 입술에만 힐링팩터가 있는 건가... 진짜 무지하게 뜯는데도 무지하게 생겨난다. 내가 가장 싫어하지만 '나의 모습'이지만 가장 빠지기 쉬운 '나의 모습'인 '동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입술을 뜯으면 검지 손가락에 굳은살이 배기고 피가 나기도 한다는 걸 알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립밤을 열심히 바른다. 동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면 도달하기로 한 떳떳한 노력에 실패하고 후회할 것을 알기 때문에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접촉할 수 있는 모든 경로를 막으려 노력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입술 껍질이 두꺼워지고, 부하게 뜨는 것을 느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픈 욕구가 올라온다. 그러다, 어쩌다가 이빨에 껍질이 걸리거나 껍질이 손끝에 만져질 때면 어느샌가 모조리 껍질을 때버린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어쩌다가 강의 영상이나 링크를 타고 들어가 유튜브를 사용해야 할 때면 어느샌가 쇼츠로 수 시간을 태워버린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입술에 피가 난다. 나는 시간을 흘려보냈음에 후회한다. 그리고 다시 립밤을 바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유튜브에 접촉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설계하고 다짐을 굳게 먹는다. Da Capo.
•
고요 속에서 내 내면을 오랫동안(졸지 않고 적어도 5분 이상) 들여다봐야지 내가 미운 오리새끼가 아니라 백조였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고, 타인 또한 그렇다는 것에 공감하며 나와 타인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늘 밖을 지향하며 바쁘게 살아가면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
사회의 프레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그것에 저항하는 것과 다른 것 같다. 어떤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그것의 시야로부터 위쪽으로 빠져나와 '통찰'한다는 것이며, 어떤 것에 저항한다는 것은 그것의 시야가 향하는 방향으로부터 고개를 돌려 반대쪽을 주시한다는 것 아닐까.
•
지금은 내 무의식 중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을 '절벽의 남녀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졌다.
한 여자가 위태롭게 절벽의 나뭇가지를 겨우 붙잡고 매달려있다. 게다가 절벽의 작은 굴에 독사가 자신을 노려보며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물어버릴 듯한 기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 절벽 끝에서 남자가 손을 내밀어 여자를 구해주고 싶어한다. 그치만 남자는 손을 일정 거리 이상을 내밀어 주지 않고 있다. 남자는 여자보고 빨리 움직여 자신의 손을 잡으라고 소리친다. 여자는 자신의 상황이 너무나도 절박하고 자신이 움직여 손을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소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남자에게 울화가 치밀어 손을 더 내밀라고 소리친다.
한 남자가 거대한 바위에 깔려있다. 그리고 절벽 끝 아래에서 여자가 떨어지기 직전임을 알아차리고 무지막지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손을 내밀어 본다. 그런데 여자는 몸을 움직여 자신의 손을 잡으려고 노력하지 않고 자꾸만 자신보고 손을 더 내밀라고 소리친다. 남자는 너무 아파 혼절하기 직전임에도 손을 뻗어 구해주려 하는 것임을 몰라주는 여자에게 울화가 치밀어 빨리 움직여 손을 잡으라고 소리친다.
이처럼 상대의 행동에는 항상 내게는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를 상대방을 대할 때 무의식적으로 갖추게 되는 태도 중 하나로써 만들고 싶어 이 이야기를 여러번 곱씹고 상기했던 기억이 난다.
한성 30년 심지
'한성 30년 심지' 구독하기
다들 심지 구독했죠? ^^
구독
1
👍
1
심장
아마 평생 타인도 신도 이해하지 못한채 살아갈거야.
See lates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