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뒤로 세상이 나한테 기대했던 게 바로 이것이었어. 내가 울부짖고 엉엉 울기를 바랐던 거야. 주위 사람들이 나한테 실망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 나는 그들 앞에서 소리치거나 울지 않았어. 몰래 그런 적은 있지만 그들의 면전에서는 한 번도 그러지 않았어. 그래서 모두가 나를 '냉정하고 독하다'고 생각한 거야. 세상에 태어나던 날 나는 생존하기 위해 숨만 쉬었을 뿐, 고고지성을 내지르지 않았어. 모든 인간이 삶이라는 위대한 모험을 시작할 때 내지르는 환호성, 신생아가 외치는 <감사의 말>, 세상에 태어난 것을 기뻐하는 아기의 외침, "당신들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너무너무 행복해요"라는 뜻의 외침, 나는 이제야 그 소리를 내지른 거야. 모두가 그것을 느끼고 있어. 그래서 안도하는 것이고 그래서 웃는 거야. 웃음, 베르나르 베르베르 나와 함께 웃는 사람은 좋아보여 같은 유머에 웃는다는 것은 무언갈 공유한단거지. 서로의 웃음에서 우리는 친밀감, 동질감, 나아가 소속감까지 느끼는거야. 근데 확신할 수 있니? 같은 감정을 느끼지만, 저 사람의 웃음이 나의 웃음의 형태가 다르다면? (왜 다들 비슷한 표정으로 웃을까?) 전세계 그 어떤 오지에 가도 미소는 똑같아. 아기도 태어나자마자 울고 웃을 수 있어. 강아지도 기분이 좋을 때 웃어 (아마?)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지만, 마치 웃는 것처럼 꾸며낸 것이라면? (가짜 웃음은 어떻게 판단하지?) 우리는 눈과 입으로 웃어. 입 근육은 평소에 다양하게 활용하다보니 꾸며내기 쉽지. 눈 근육은 꾸며내기 쉽지 않아 (연기자들은 할 수 있다더라) 입을 가리거나, 눈을 집중해서 보면 가짜 웃음의 95프로는 걸러낼 수 있어. 인류는 언제 어떻게 웃음을 학습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