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철학을 가지고 계셨다. 수능이 끝나는 날 스마트폰을 사주겠다는 철학이었다. 반발심도 갖기 전의 나이 부터 그 말을 줄곧 들었기 때문에 나는 낡은 투지폰을 중학교 3학년때까지 썼다. 그리고 기숙사 고등학교에 가기 전, 어차피 압수될 핸드폰이었기 때문에 난 과감히 핸드폰을 버렸다. 친구들은 물었다. 핸드폰이 없으면 심심하지 않은가. 답부터 말하면 심심하지 않았다. 왜냐면 난 핸드폰을 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집에서 공부하고 남는 시간에는 읽고 싶은 책을 읽었다. 핸드폰이 없었던 그 시절, 난 빠르게 공부를 끝내고 밤 늦게까지 책을 읽는 낙으로 살았다. 그 시간 동안 난 진정한 행복을 누렸고 "나"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또다른 질문이 들어온다. 단체톡을 못하면 친구가 없지 않은가. 사실 이 질문은 대답할 가치조차 없다. 당연히 친구랑 단체톡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단체톡은 친구 간 불화의 원인이다. 핸드폰이 없었던 덕분에, 나는 친구들과 사이버 관련 문제로 싸워 본 적이 없었다. 마지막 질문이 보통 들어온다. 과제를 할때는 어떻게 하는가. 이게 좀 문제였다. 정확히는 우리 엄마 전화번호로 톡방에 들어갔다. 친구들에게는 정말 민폐였지만 어머니께서 허락해 주셨기에 그렇게 하였다. 덕분에 내 친구들은 우리 엄마 이름을 보면서 톡을 했을 것이다.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그렇게도 못 할 때에는 내 곁에 있던 착한 친구들이 열심히 나에게 전해주었다. 핸드폰이 없었던 그 시절, 난 진정한 휴식을 누리며 살았다. 모든 할 일이 끝나면 나는 오로지 나에 집중하고, 책을 읽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사실상 핸드폰이 없었던 즉 동지였던 내 동생과 나이에 맞지 않은 인형놀이를 하며 놀았다. 핸드폰이 없었던 우리는 종이 지도를 가지고, 지하철을 타며 서울을 누볐고 남들은 할 수 없는 귀한 경험을 했다. 종이 지도로 떠나는 서울, 그리고 부천, 그리고 일산... 우리는 여러곳을 자유롭게 누볐다. 그리고 현재. 나는 핸드폰이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 요즘은 쉬는 방법을 잊어버린 느낌이다. 쉬고 있으면 쉴새 없이 연락이 오고, 그걸 답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분명 과거에는 전화로 약속 날짜를 잡고, 그 약속 날짜에 가서 해결하면 될 일을, 난 휴식 시간에 모두 해결하고 있다. 분명히 과거에는, 약속 시간을 한 명이 잡고 나에게 통보하면 갈지 안 갈지만 말해주면 되었는데, 지금은 투표를 올리고 그걸 또 마감하고, 많이 되는 시간을 찾아서 통보한다. 수많은 일정을 잡으면서, 수많은 밥약을 잡으면서, 수많은 회식을 잡으면서 그 잡는 과정을 모두 내 휴식 시간에 하면서, 나는 힘듦을 느낀다. 수업과 수업 사이에 있는 쉬는 시간에 난 그 잡는 과정을 모두 처리하고 있고 난 잠시도 쉬지 못 한다. 오늘은 꼭 쉬어보자는 마음으로 방해 금지 모드를 켰다가, 이내 중요한 연락이 올까봐 걱정되어 방해 금지 모드를 끄는 나를 본다. 핸드폰을 치워놨다가 이내 심심함을 느끼고 다시 가지고 오는 나를 보며 생각한다. 어쩌면 나도 휴식을 모르는 진정한 현대인이 되었구나. (코멘트) 첫글이라 많이 미숙합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썼습니다!! 의견이나 코멘트, 반응 다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