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있음을 느낀 것도 어느덧 옛일이다. 추락이 움직임의 표준이 되어버린 지금, 내게는 낙하의 방향을 따라 시선을 뒤집는 방법밖에는 없다. 기존에 보던 방식과 정반대로 생각함으로써 이 또한 나름의 고양이며 행복이라고 자위하는 수밖에. 그러자 알 수 없는 현기증이 찾아온다. 그래, 어쩌면 이것은 멀미일까. 몸담던 현실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날 때, 이를 테면 섬에 가기 위해 배를 탄다거나 빠르게 낙하하는 놀이기구를 탈 적에 경험하는, 그 조증을 동반한 어지러움인 것일까. 그렇다면 나의 외침은 더이상 절규가 아니다. 나만 뒤집힌 줄 알았더니 온통 뒤집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