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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

최민우
  1. 일간 파편
탈출구를 전혀 찾고 있지 못하다. 감금의 근본적 계기랄지 원인과는 무관하게, 내가 비겁을 일삼으며 은총을 꿈꾸지 않는 상황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낮은 층위에서 끝없는 무료와 자기혐오를 반복하고만 있다.
문제가 있음을 느낀 것도 어느덧 옛일이다. 추락이 움직임의 표준이 되어버린 지금, 내게는 낙하의 방향을 따라 시선을 뒤집는 방법밖에는 없다. 기존에 보던 방식과 정반대로 생각함으로써 이 또한 나름의 고양이며 행복이라고 자위하는 수밖에. 그러자 알 수 없는 현기증이 찾아온다. 그래, 어쩌면 이것은 멀미일까. 몸담던 현실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날 때, 이를 테면 섬에 가기 위해 배를 탄다거나 빠르게 낙하하는 놀이기구를 탈 적에 경험하는, 그 조증을 동반한 어지러움인 것일까. 그렇다면 나의 외침은 더이상 절규가 아니다. 나만 뒤집힌 줄 알았더니 온통 뒤집혀 있다.
(2023.08.28. → 20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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