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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아이를 낳고 싶어졌다

최민우
  1. 일간 파편
구시대적 가치관에 갇혀 사는 나라지만 그럼에도 출산과 육아는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졌다. 내 통제를 벗어난다는 불안감과 스트레스 따위를 현명히 이겨낼 자신도 없거니와, 무엇보다도 여러모로 자유를 빼앗기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내 삶의 모든 의미와 가치가 그를 중심으로 재편되리라는 점이다. 안정감도, 자유도, 삶의 의미도 빼앗긴다면 내게는 도대체 무엇이 남는 것이지?
그런데 문득, 아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보다 더 적극적으로 내 인생에 아이가 있어야만 하겠다는 계시에 가깝다. 그깟 안정감, 자유, 의미 따위 다 괜찮다.
(1) 내 삶은 이미 잿빛으로 바래 간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지났다. 아무리 달콤한 말로 위로하려 한들 이것은 진실이다. 생동하는 아름다운 젊음을 선물해주고 싶다. 내가 가져 봐야 무의미한 이 성물을 너에게 바치겠다.
(2) 삶의 의미라는 것은 찾는다고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전이를 두려워 할 것 없다.
(3) 나도 가장 철없는 사랑을 경험해 보고 싶다. 철부지들은 경험할 수 없는 철없는 사랑. 두들겨 맞으면서도 너를 생각하며, 물에 빠진 너를 내 목숨을 담보로라도 당장 구해주고 싶고 구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나도 해 보고 싶다.
그러나 이 마음은 아껴 둘 생각이다. 그랬다가 후일 운명처럼 내게 찾아올 너에게 주고 싶다. 아마도 '우리'의 아이를 갖고 싶어지는 날이 분명 올 테다. 그래, 이 모든 생각은 지금으로썬 예감의 형태지만, 너와 함께라면 예감이 확신이 될 것을 믿는다.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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