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고민 기록의 순간 의존성 기록을 할 때마다 느끼는 불만 - 이전에 관한 기록임에도 그 순간의 정서가 너무도 지배적 지금의 정서는 (간만에 찾아온) 우울감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가장 적확한 말로 이성을 해부할 수 있는 때긴 하다. 내게 있어선, 감성이 이성보다도 날카롭다. 지나가는 하루하루에 관한 불만 정말이지, 무언가에 대해 멈춰서 고민할 시간도 없이 하루하루가 훌쩍 날아가 버린다. 할 일이 꽤나 많다. 주말이건 저녁이건 할 일 몇 개 하다 보면 사라져 있는 식.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체득하는 중이다. 이렇다 보니, 연인이 존경스럽다. 그리고 역시나 미안하다. 어쨌건, 무척이나 불만스럽다. 사유할 시간이 없다는 것. 결국 나의 두께를 포기하는 일이기도 하다. 단적인 예로, 철학 과제도 텍스트를 읽고 곱씹을 시간이 없어, GPT가 요약해준 글만을 읽는다. 그러면서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실은 그딴 걸 느낄 여유(시간적으로든 심적으로든)도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각하지 않기에 찾아오는 안정감도 있다. 다만, 오늘과 같이, 일시정지의 시간에 휘몰아치는 우울감은 분명 이겨내야 하리라. 우울감 자체에 관하여 미치겠다. 돌아보니 이렇게 좋은 한 주간을 보냈는데, 그러고도 이 모양 이 꼴이라니. 지금 한강에 뛰어든다면, 어차피 구출될 듯한데, 응급실 비용부터 알아보고 몸을 던짐이 옳겠다. 한 일 R 대표님과의 만남 성공한 창업가의 이야기를 기대했으나, 웬걸, 인생 자체를 본받아야 할 것 같은 멋진 사람. 빛을 간직한 이들은 멋지다. 특히나 모순을 자각하며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라면 더더욱. 생일 생각해보니 저 날이 생일이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많은 축하를 받아 감사했다. 그럼에도 축하받지 못한 이들을 떠올리게 되는 알량한 마음이 참 밉다. 내가 비열이 큰 사람이라면 참 좋을 텐데. 온기를 오래 간직하고프다. D, C군 그리고 C 학생 C 학생은 내가 가장 진심을 다해 가르친 과외 학생. C의 사촌이다. 반가웠으나, 달리 할 말은 없었다. 복잡하지. 내가 성공시키지 못했으니. 이 녀석들은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일까? 남성 무리의 이러한 문화가 싫다. 관심을 갖고 챙기는 일이 '게이'같은 줄 아는 머저리들. 고작 그딴 이미지를 소비하느라 하고프거나 해야 할 일들을 유기하는 녀석들. 나도 그 중 일부긴 하나. 생일이 뭐 대단한 것은 아닌데, 만났으면 (그리고 알고 있으면) 말 한 마디라도 남기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뭐 카톡으로는 이야기도 해 주었고, 평소 워낙 나를 잘 챙겨주는 이들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기도. 인간 관계 자체에 대한 탐구인 셈이다. T군 이 사람을 자주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꽤나 종종. 학교 락페스티벌 큰 기대가 없었는데 많은 충전을 하고 온 기분. 나는 바쁘다고 징징댈 자격이 없다. 이다지도 잘 즐겼는데. 실상은 바쁜 것이 아니라, 바쁜 척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만날 사람이 없으니.. SNU BUDDY 음식 행사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기회 정작 잘 기억할 수도 없다만 외연을 늘렸다는 것에 만족하려 한다. 브로콜리 너마저 엄청 좋아하는 밴드냐 하면 그건 아닌데, 몇몇 곡들을 즐겨 듣는지라 들으러 가 봤다. 좋았다.. 그것은 내가 즐길 준비가 되었기 때문일 테지만. 합주 오랜 고민이 하나 매듭지어진 듯하여 기쁘다. 밴드를 해체할까 싶은 마음. 그러나 이런 실력 있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음은 축복이기도 하다. 어쨌건 그들도 의지를 보여줘서 다행이다. 나는 그들이 떠난다면 붙잡을 능력이 없다.. 오랜만에 하니 참 좋다. 기타를 새로 구해야 하는데 꽤나 귀찮다. 오늘은 꼭 해야 하는데.. 꽃을 찾아서 다음 일정 장소 근처에 꽃을 보러 갈 만한 곳이 있는가. 이것이 내 가장 큰 관심사였다. 처음엔 종각이던 장소가 역삼으로 바뀜에 따라, 경희대를 가려던 계획을 수정해 역삼으로 나섰다. 별로였다. 무엇보다도 내가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생각. 흐드러지게 피진 않기도 했지만. 그러나 다음 날 비가 온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G 전 장관의 강연 기대를 꽤 했는데 - 이전까지 I프로그램이 모두 좋았던 탓에 - 그 정도는 아니었다. 내 질문도 형편없었고. 사람이 많아서, 그리고 아무도 손을 들지 않기에 급한 마음에. 더 준비해야겠다. 지금 이 기록의 직전에 있던 일인데, 우울의 근원이기도 하다. 강연도 별로였고, 다른 이들과 이야기라도 하고 싶었는데, 원하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사랑받고프다. 한강 그런데 향한 곳이 한강이라니, 그것도 참 어처구니 없다. 내게 있어 한강은 더 이상 치유의 공간이 아님에도 그저 관성에 이끌렸나보다. 그러나 달리 방도도 없다. 한강을 갈 법한 버스인 것 같아 올라탔는데, 노들섬에 갈 줄 알았던 버스가 하필 반포로 왔다. 운명이겠거니, 그냥 내렸다. 모든 것이 역시 그를 떠올리게 한다. 이번 주 내내 많이도 앓았다. 그와 함께 간 곳을 지나노라면 혹여나 그가 있을까 주변을 주의깊게 살피게 된다. 부재가 가장 와 닿는 시간. 그 자체가 하나의 감정이다. 상실감이라면 상실감일 테고. 아무튼, 이 모든 기록은 한강에서의 기록. 본 것 <콘클라베> 억지로 시간을 내서 봤다. 3월 영화 관람권을 써야 하기도 했고. 봐서 얼마나 다행인가. 최고의 영화. 취향이 확고한 듯. 내게 있어 서사는 보조적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완결된 미감. 모든 것이 종합되어 한 곳을 가리킬 때 느껴지는 쾌의 감정. <눈 먼 자들의 도시>(주제 사라미구) M이 빌려준 책. 취향은 아니었다. 극단의 상황이라면, 그 안의 인간성을 탐구함에 있어 한 인물만 깊이 파기도 힘들 텐데 어쩐지 피곤할 정도로 피상적인 일들이 몰아치는 느낌. 의도한 바라 할지라도 기껍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