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좀비의 생존 일지 07] 좀비와 부검과 나
또다시 시작된 좀비화... 으윽 괴로워... 하지만 이제야 완성된 연구실에서 나는 내 체력이 닿는 마지막 순간까지 백신을 연구할 것이다. 필요한 것은 우선 혈액 전염병 샘플과 물, 차아염소산나트륨. 여기서 혈액 전염병 샘플은 오직 좀비 시체를 부검해야만 얻을 수 있다. 그것도 갓 죽은 싱싱한 녀석으로... 하지만 병든 몸을 이끌고 시체를 부검하기란 쉽지 않다. 부검을 하며 감염률은 계속 올라갈 것이고, 백신에 필요한 재료 중에서는 감염자의 혈액을 일정량 채집하여 항체와 백혈구가 필요해 주사기로 내 피를 스스로 뽑아내야만 한다. 지독하게 몰려드는 우울감... 이것이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연명하는 연구자의 삶인 것일까... 청소를 해주면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 바닥이라도 쓸어본다. 그러나 연구에는 그닥 큰 진전은 없었고 나는 백신의 효과를 조금이라도 연장하기 위해 알부민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실패한 연구... 샘플이 부족하므로 나는 다시 밖으로 나가 좀비를 죽이고 샘플을 얻어야만 한다. 시험관과 플라스크는 뜨거운 물로 소독해야한다고 하는데 물을 아무리 끓여도 뜨거운 물이라는 표시가 안 떠서 뭔가 했더니 그냥 물 용량 부족 + 냄비에서 바로 분량의 물을 우클릭하여 용기 소독하기를 누르면 되는 거였다. 아, 그리고 집 근처에 있던 아파트를 기억하는가? 이전에 화염병 시험해보겠다고 했다가 어정쩡하게 던져져서 훗날을 기약하고 도망친 바로 그 아파트. 언제부터인가 차를 운전해도 좀비가 많이 안 오길래+어차피 좀비 죽이고 샘플 구해야해서 그 아파트로 와봤는데 아무래도 제대로 다 태운 것 같다. 내가 저 자리에 서서 일부러 어그로를 끌기 위해 소리를 내어 외쳐보았는데 한 마리의 좀비도 보이지 않았다. 근데 난 지금 좀비가 필요한데...이걸 좋아해야하는건지 말아야하는건지 ㅋㅋ 아무튼 힘겹게 얻어온 샘플로 다시 연구 이번에도 실패... 진전이 있다고만 하지 말고 성공이라는걸 좀 해보는게 어때? 이제 점점 체력이 떨어지고 멀리 나가는게 버거워져서 가까운 경마장으로 와서 좀비를 부르고 있다. 나는 지금 걷는 것도 힘드니까 너네가 알아서 찾아와- 라는, 에너지도 아끼고 좀비 시체도 얻는 일거양득의 전략인 셈이다.
- 프로젝트좀보이드
온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