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새벽잠을 자주 설치는 편이다. 날이 너무 춥지 않은 계절에 잠이 영 오지 않으면 공원을 찾아갔다. 잘 가꿔진 공원에 나가야만 위안을 찾을 수 있는 이는 스스로의 생활력에 의문을 품은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를 먹여살리기가 어려울 때, 공원은 무료이므로 언제든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하는 것이 나의 비루한 취미였다. 다행히 이전 집 근처엔 공원, 카페, 책방, 산, 도서관이 모두 지척에 있었다. 그때 나는 내가 좋으면서도 싫었다. 돈을 쓰지 않고 삶의 기쁨을 찾아내는 능력에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그 기쁨에 중독되는 것이 너무나 안일한 현실 회피처럼 느껴져 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