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
풀터뷰(짧)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성장이라고 믿는다

풀칠
어떤 일 하고 있나?
지방직 공무원이다. 어느 도시인지는 밝히기 곤란하다. 현재 홍보실에서 일한다. 지자체의 정책과 정보, 이벤트 등에 대한 보도자료를 쓰는 등 알리는 역할이다. 내겐 민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기자들을 상대하는 것도 업무상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방지 기자들 무시무시하다!
어쩌다가 그 일 하게 됐나?
나와 함께 일했던 상사가 “전공을 살려보는 게 어떻겠나?”라며 인사팀에 추천해주셨다(나 몰래)!
*풀칠러의 전공은 언론정보학. 전공 평균 학점은 2점대 중반. 그럼에도 ‘역시 전공자’라며 치켜세우는 직원이 상당수.
언제까지 그 일 할 거 같나?
공무원을 언제까지 할 것 같냐는 질문이라면 정년퇴직까지(이 맛에 공무원합니다!). 이직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정말 딱 생각만 해봤다. 홍보실에 언제까지 있을 것 같냐는 질문이라면…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어쩌다 보니 사무실 고인물이 되어버려서 1순위 교체 대상 아닐까 싶다.
본인이 생각하는 성장이란?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성장이라고 믿는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미세하게나마 다르지 않을까? 미미한 정보, 체험, 성찰 등이 나도 모르는 사이 쌓이고 있지 않을까? 그런 것들이 모여 각자의 성장판을 두드린다고 생각한다. 축적된 것들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이들은 성장의 중간중간 크고 작은 성취를 이루리라 본다. (일단 나는 아니다) 잠재된 능력과 성장속도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우리 모두는 각자의 위치에서 성장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본인은 현재 성장하고 있나? 혹은 정체되고 있나?
성장의 개념을 굉장히 관대하게 잡았다. 그러니 나는 성장 중이라 해야 앞뒤가 맞겠다. 다만 그 성장세가 무지하게 완만하다. 남들은 한창 달리는 중인데 나는 걷는다. “나도 이만치 걸었으니 잘했쥬?”라고 자위하기엔 보폭이 민망하리만치 좁다(변명을 하자면 남들이 너무 달린다! 당신들 잘난 거 알겠다고). 느긋한 성격의 사람이 느긋하게 일해도 되는 직장에 들어오면 벌어지는 일이다.
풀칠의 모토는 ‘밥벌이 그 이상의 풀칠을 위하여’다. ‘돈 벌어야 해서' 말고 일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인정욕구가 남달리 크다. 느긋한 주제에 어디가서 욕 먹고는 못 산다. 급여 통장에 얼마가 찍혔나 확인하지 않은 지 오래됐지만 나의 평판은 몹시 궁금하다.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라 그런가? “너 좀 치네?”라는 메시지가 나를 움직이고, 울고, 웃게 했다. 한데 인정욕구 과잉자들은 필연적으로 주변 동료의 미움을 산다. 평판 관리에 과몰입하면 평판이 구려지는 아이러니 속에서 얄팍하게 살아가는 중이다. 본인의 가치를 타인의 입을 통해 확인하려는 것은 건강한 습관은 아니다. 나를 비롯한 모든 풀칠러들이 스스로의 당당함을 발판 삼아 성장해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