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쏟아지는 비나 찌는 듯한 더위로 무장한 요즘 날씨를 보면 그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나는 봄에도, 겨울에도, 가을에도, 밖에 나가기 싫었다. 사람들이 밥을 너무 빨리 먹기 때문이다. 빨리 먹기만 하면 다행이다. 일찌감치 식사를 끝낸 임원들이 간혹 “음식이 입에 안 맞냐”, “다이어트 중이냐“, “속이 안 좋냐“ 같은 말을 하시는데, 말투도 다정하고 매일 그러는 것도 아니지만 아주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짜증이 난다. 차라리 회의실에서 혼자 배달음식을 천천히 먹는 쪽이 더 낫다. 물론 점심용 법카의 유혹을 무시할 순 없어 함께 나가게 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