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 살아난 것도 황당한데, 심지어 눈을 뜬 게 조카의 몸이라니.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 마지막 기억이고, 분명 자신이 죽었다고 확신했던 윤사랑은 다시 눈을 뜬 순간부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를 파악할 틈도 없이, 대책 없이 살아가던 조카 한성윤의 삶부터 정상으로 되돌려야 하는 미션이 주어진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대로라면 당장 길거리에 나앉을 판이었으니.
직장이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했는데 하필 그 직장이 루카엔터테인먼트, 윤사랑의 연인이었던 마티아스가 운영하는 곳이란다. 게다가 알고 보니 조카인 한성윤은 대표인 마티아스를 스토킹한 일로 단단히 찍힌 상태.
그래도 홈리스보다는 미움 받는 편이 백번 낫다는 생각에 윤사랑은 이를 악물고 회사를 다니고, 곧 마티아스의 눈에도 띄고 만다.
“혹시…….”
마티아스의 눈이 가늘어졌다.
윤사랑은 심장이 목까지 올라오는 것 같은 감각을 억지로 누르면서 말을 이었다.
“혹시 사장님의 후각에 이상이 생기신 건 아니실까요?”
일순 정적이 흐르고, 마티아스는 한동안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할 말을 잃은 게 아니라, 말을 고르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순간 자신이 꺼낼 수 있는 가장 냉정하고 가장 정확한 말을.
곧이어 마티아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남의 페로몬과 내 짝의 페로몬을 착각했다고?”
조카인 한성윤의 몸에서 깨어나기 전 벌어졌던 수상한 행적도 파악해야 하고, 먹고 살기도 해야 하는 판에, 영혼은 바뀌었는데 페로몬은 원래 제 것인 탓에 마티아스의 의심도 피해야 하니 윤사랑은 두 번째 삶에서도 쉴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