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가 온 지 어느새 10년이 넘었습니다. 그간 여행, 음식 배달 등의 말랑말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부터 금융, 헬스케어에 이르는 복잡하고 어려운 도메인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스타트업이 이끄는 혁신이 진행되었죠. 그런데 의외로 스타트업 불모지인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통신’ 버티컬입니다. 스타트업이 도전해보기 좋은 영역에 대한 기준 중 하나로 사람들이 시간을 많이 쓰거나 돈을 많이 쓰는 분야를 꼽습니다. 이 관점에서 ‘통신’이 꽤 잘 들어맞습니다. 전국의 10대 이상 대부분의 인구가 연간 수십-수백만 원을 쓰고 있지만, 우리는 기존의 통신 서비스가 비싸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외로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죠. 이는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고, 대안이 없던 이유는 통신 산업은 많은 자본이 들고, 규제가 복잡하고, 기존 통신 3사의 과점 구조를 깰 엄두를 그 누구도 내기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스타트업이 통신 사업을 한다는 것은 마치 전기 사업을 하는 것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 영역에 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바로 알뜰폰의 급격한 성장입니다. 사실 알뜰폰 요금제가 처음 등장한 지는 10년도 더 되었습니다. 그동안 효도폰, 저가폰이라는 싸구려 인식으로 막연히 퀄리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람들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죠. 그런데, 정부에서 물가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본격적으로 알뜰폰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알뜰폰 사업자의 등록 기준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완화하며 진입 장벽을 낮췄고, 통신 3사의 알뜰폰 도매대가를 지속적으로 낮추며 실질적인 요금제 가격의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40개가 넘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등장하여 경쟁하기 시작하였고, 도매대가는 2017년대비 30%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가성비와 퀄리티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옵션과 편의의 증대로 이어졌고, 현재는 싸구려 효도폰이 아닌 호갱탈출의 당연한 방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