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업계의 여러 function 중에 가장 저평가받는 것이 세일즈가 아닌가 싶습니다. 프로덕트 오너, 엔지니어, 퍼포먼스 마케터가 각광받는 시대에 ‘영업’이라는 직군은 묘하게 멋이 없으면서도 전문성이나 재미가 없는 일로 비쳐지곤 합니다. 테크 업계에 겨우 들어온 문과생이 하는 일의 느낌이랄까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졸업할 무렵에도 그 누구도 어느 회사의 영업직을 하고싶다 말하던 친구가 없던 것 같기도 합니다. 대개 전략 컨설턴트가 되거나, 금융 애널리스트가 되거나, 서비스 기획자나 소비재 마케터가 되겠다는 친구들이 많았죠. 심지어 삼성전자 공채에서 영업/마케팅 직군에 뽑힌 뒤 영업 팀에 배치 받으면 퇴사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업을 경험하고 실제로 테크 회사들이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를 보고있자니, 세일즈는 본래 매우 중요한 직군이었고, 점차 더 그 중요도가 증가하는 것 같다 느껴졌습니다. 구글의 사례로 보자하면, 소프트웨어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15만명의 풀타임 직원이 존재하는데, 이 중 세일즈 단일 직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구글 로컬 지사장은 엔지니어나 마케터가 아닌 그 나라 구글 세일즈 팀의 헤드가 맡는 구조이고, 구글 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계 테크 회사가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글로벌의 내로라하는 회사들에서 세일즈 직군은 왜 이렇게 중요하게 여겨질까요? 이는 본질적으로 회사에 돈을 벌어오는 것이 말그대로 ‘세일즈’ 직군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대부분 멋져보이는 직군은 cost center인데, 이 cost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돈을 벌어오는 누군가가 있어야합니다. 물론, 모든 테크 회사들이 B2C의 형태로 end user를 대상으로 digital goods를 팔면서 돈을 버는 구조라면 이 세일즈 직군이 그렇게 크게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테크 회사 비즈니스 모델은 그렇게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구글과 메타 매출의 95% 이상은 광고 매출이고, 이 광고 매출은 세일즈 직군이 client를 대상으로 부단히 새로운 광고 상품을 소개하고, 광고 최적화 노하우를 공유하고, 광고주의 마음을 사기 위한 여러 활동들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즉 이런 회사의 서비스 모델은 B2C 형태더라도 사업 모델은 B2B의 형태에 가까운데, 프로덕트를 잘 만들면 유저가 알아서 모일 것은 맞지만(B2C), 유저를 모으더라도 누군가는 매출을 만들고 있어야합니다(B2B). 프로덕트가 좋다고 가만히 앉아서 고객이 돈을 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