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퇴사 후 마음이 맞는 몇몇 동료들과 함께 창업 수습 기간을 거쳤다. 창업은 실패했고, 비로소 혼자가 되었다.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러 조직에서 수많은 팀원들과 일하며 정신없이 살았는데, 이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또 한번 점프를 해내야하는 타이밍이 왔다는 게 내 판단이었다. 2024년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두근두근하지만, 우선 홀로 잘 성장하기 위해 치열했던 나의 지난 시간을 회고하는 기록을 남겨보려 한다. 첫번째 글의 주제는 리더십으로 정했다. 여러 조직을 거치는 동안 늘 리더십에 대한 부분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기 때문이고, 리더십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그 시간동안 배웠기 때문이다. 리더십에 대해 정리해보는 것이 나의 새출발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 수습 기간을 함께 거쳤던 팀은 사실 개개인의 역량이 좋은 사람들이 모인 팀이었다. 모두가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이었고, 아이디어를 효율적으로 낼 줄 알았으며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할 일을 찾는 꽤나 스타트업스러운 사람들이었다. 열정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실패했다. 프로젝트와 팀을 유지하는 데에 실패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무수히 많은 생각들 사이에 결국 귀결되는 건 리더십이었다. 언젠가 나는 또 다시 팀을 꾸리게 될 것이다. 그것이 창업이든, 취업이든 어떠한 방식으로. 6년동안의 레슨런을 잘 기록해서 다음 단계를 단단히 준비해보자! 1. 높은 메타인지 능력을 갖추자. (메타인지는 리더가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어떤 부분이 팀원들에게 매력적인 리더로 비춰질 수 있는지 파악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어려운 길도 더 쉽게, 즐겁게 헤쳐 나갈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도전의 과정은 마치 안개 낀 숲길같다. 이 길이 맞는지, 저 끝이 절벽은 아닌지, 속도는 적절한지, 더 빨리 가야하진 않는지 등 모든 것이 불분명한 상황을 함께 걸어가는 동료들이 있다. 명확한 답이 있는 길이 아니기에 자칫하면 불신이 피어오를 수 있고, 빨리 지칠 수 있다. 이 과정에 걸어가는 길 자체를 청춘 여행처럼 신나게 만들어 주는 리더가 있을 수 있고, 저 끝에 무지개가 있다며 비전을 그려줄 수 있는 리더가 있을 수 있고, 혹은 미래가 어떻든 당장 우리는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리더가 있을 수 있다. 리더는 무수히 다양하니까. 그러니 나는 리더로서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 지 파악하고, 그 강점을 이 여정 속에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리더에게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보이는 매력 하나가 강력하다면 그걸 믿고 함께해주는 동료들이 생긴다. 2. 촘촘한 소통능력 스티브잡스나 마크 주커버그, 일론 머스크 급의 우주 같은 거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인간이 아니라면 커뮤니케이션은 정말 중요하다. 어차피 그려내는 그림이 거대하지 않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팀원을 이끌어야 한다. 나아가는 데 다리가 아프지 않은지, 물이 필요하진 않는지, 마음에 의심이 피어오르고 있진 않은지 등 끊임없는 관찰과 소통만이 이 여정에 승리할 수 있다. 종종 어려운 상황에서 소통을 피하는 리더들이 은근히 있었다. 예를 들면 문제는 프로젝트 결정 방식에 있는데 복지를 늘리면 마음이 풀리겠지 식으로 해결하려는 리더도 있었고, 감정에 호소하는 리더도 있었고, 침묵을 선택한 리더도 있었다. 문제를 곪게 할 뿐 절대 해결되지 않는 방식. 문제의 본질을 찾고 해결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본질을 마주해야 한다. 두렵더라도 소통에 지치지 말고 진심을 버리지 말자. + 팀에 유리한 딜을 따오는 것도, 팀과 싱크를 맞추는 것도, 업무를 진행시키는 것도 모두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다! 3. 가르마 잘 타기 투자를 진행할 때도, 프로덕트의 방향을 결정할 때도, 피봇을 결정할 때도, 로드맵을 짤 때도 모두 A와 B 혹은 그 이상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복잡한 소용돌이를 갈라 우선순위를 정리해 가며 길을 낼 줄 아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나를 따르는 팀원들의 삶(시간과 에너지)을 존중하는 첫 번째 행위이다. 내가 그동안 진행했던 순서를 정리해보자면, 갖고 있는 리소스(시간, 인적자원, 물적자원, 금전적 자원 등) 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