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우주를 만들고 부수기
반복적으로 머리를 쿵 치는 주제가 있다. 조직은 바삐 돌아가지만 분명 어딘가 비어있다는 불안 → 아니, 바쁘다고는 한들 우리가 과연 정말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 고민을 명료화해볼까 vs. 과도하게 반복되는 고민 자체가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것이라면? → 견딜 수 없어 명료화 → 고민을 통해 만들어지는 변화를 체감하며 고민의 타당함을 인정 → 실행 중심의 안정기 → 다시 1단계로 잡념처럼 떠오르는 고민이 아니라 의미있는 수준으로 이 고민을 팀과 함께 풀어낸 건 창업을 하고 9개월 쯤이 지났을 때였다. 23년 5-7월 경의 새벽네시의 첫 타운홀/새바시 (새벽네시를 바꾸는 워크샵 😉) 였고, 그때 우리는 ‘사업의 성공은 돈 되는 것’이라는 중요한 본질을 함께 짚어냈다. 그로부터 6개월여의 시간이 지난 23년 12월 새바시에서 우리는 ‘돈 되는 universe & 그에 이바지하는 유기적인 조직 (unit 체제) 을 만들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 새바시를 계기로 타운홀은 정례화되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은 1월 3주차 타운홀에서 (’위 phase 구분상 실행 중심의 안정기’로 접어들 때) 아래 글을 썼었다. 그리고 2개월 정도가 지난 내일의 4월 1주차 타운홀을 위해서는 또 다시 ‘아니 우리 진짜 잘하고 있나요’의 고민을 공유할 예정.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는 1월 3주차 타운홀의 글의 일부 발췌 & 지금의 생각을 덧댄 (Italic 처리) 버전으로의 수정: 누군가 정답을 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고정 불변의 정답이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해봐야 한다. 마케팅에 대해 우리가 늘 이렇게 고객사들에게 설명하는 것처럼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비즈니스라는 게 대단한 경영, 전략, 비전만을 포괄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일하기 방식, HR, 조직문화, 모두 그렇습니다. 누가 잘했다고 우리에게 그 방법이 필히 정답은 아니고, 또 누가 못했다고 우리에게 그 방법이 필히 오답은 아닙니다. 그러니 계속 배우고 계속 의심하면서 ‘특정한’ 방식이 절대적으로 맞거나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 깨어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건 작은 우주를 짓고 부수는 과정을 아주 빠른 템포로 계속 반복하는 것이라 참 어렵고 괴로운데 이게 없이는 영영 잘못된 어딘가에 도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일단 하다”보면 여러가지 질문이 끼어듭니다. 사소한 질문도 아니고 아주 주요한 질문들이요. 목표가 잘못 설정되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달성하려는 목표가 복잡다단히 상호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고로 Objective - Key results - Initiatives 전체가 수많은 가설로 얽혀 있다는 점을 잊지맙시다. 따라서 이번의 실패가 무엇의 실패인지 발라낼 수 었이야 합니다. 부분에 대한 결론을 전체 아이템에 대한 결론으로 비약할 수 없습니다. (물론 역방향 또한 유의해야 합니다.) 요컨대 이 질문들은 우리의 경로를 수정하게 할지언정 멈추게 해서는 안됩니다: “바닷물을 끓이지 마세요” 모듈화가 될까? 트래픽이 될까? → 필요한 질문이고 동시에 이 질문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안될 가능성은 어떻게 점칠 수 있나요? 아예 니즈가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 니즈는 존재하지만 솔루션이 잘못 연결되었다? 니즈는 존재하지만 GTM 상 타겟을 잘못 찾았다? BM 구조상의 오류로 수익화에서 실패했다? 현재의 전략에 이 성패 변수들이 고려되었으며 결과적으로 그 산식을 알아낼 수 있나요? 중요한 건 팔아보기 전까지 “진짜” 인사이트는 없습니다. 그냥 파는 게 아니라 목표와 그에 따른 가설이 명확하면 팔고 나서 판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실행합시다! 대신 우리의 집요함이 우리를 속이지 않도록 그걸 되돌아보는 기점을 미리 찍어둡시다. 반대로 아무 질문도 하지 않고 있다면? 그건 정말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너무 큰 확신으로 일단 해보는 것에서 의의를 찾고 계시다면 그건 자기만족에 불과합니다.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나아가고 있다는 것으로 착각하지 맙시다! 목표를 이해하고 정확히 조준할 것, 그게 아니라면 실행은 무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