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없이, 그러나 담대하게 - 스타트업이 거대한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
"허세없음" 새벽네시에는 "허세없음" 이라는 이름의 Core Value가 존재합니다. 이 Core Value의 핵심은 외부의 무언가가 동력이 되게끔 하지 않고, "profitable business" 라는 비즈니스의 본질에 맞는 방식, 그 중에서도 우리 스스로 납득/설명 가능한 방식으로 나아가자, 는 내용에 있습니다. 이 "허세없음"은 이제까지 새벽네시가 굵직한 선택을 내리는 데 (그 이름을 갖기 전부터도)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도맡아왔습니다. (설립자인 경은솔의 개인적인 신념과 밀접하기 때문이겠죠.) SaaS vs. Service / (대규모의) Venture funded vs. Bootstraping 하여 저희는 갖고 있는 자원을 정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안전한 플레이를 해왔고, 새로운 시도에 앞서서는 정확히 계산기를 두들겨보곤 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저희가 만들고 있는 마케팅 SaaS Handy에 대한 전략 수립 과정인데요. Handy는 애초에 1) 상상이 아닌, 실무적으로 가장 효용이 있다고 판단되는 영역을 대체하기 위한 기획으로 출발했으며 2) 국내외 SaaS 동향을 살펴봤을 때 단독 비즈니스모델로 서는 것이 매출상 impact 가 크지 않겠다는 판단이 더해지고 나서는 새벽네시의 Universe에서 '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 가볍지만 확실한 효용을 주는 리드 마그넷 (저희는 '트래픽'이라고 이름 붙이고 있습니다)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방향성에서 수정이 있었습니다. 이 2번의 믿음은 또 다른 저희 식의 "허세없음"의 사례인 새벽네시의 cashflow 관련 지향점과도 이어집니다. 새벽네시는 VC 의 자본 기반으로 비용을 써가면서 성장해나가는 기업이 아니라 bootstraping 으로 수익을 내면서 성장하는 기업이 되리라는 판단을 갖고 있습니다. 돈을 쓰는 법과 돈을 버는 법은 명확히 다르고 이 후자에 대한 자신감이 서기 전까지 전자를 먼저 익히는 건 저희에게 독이 되리라는 판단이 있었죠. 지난 1.5년의 궤적, 그러니까 흑자를 지속적으로 내면서도 그 흑자가 성장해온 궤적은, 이 판단은 저희 조직 내부의 안정성을 더해줬을 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시장 상으로도 유효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방향성에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게 중요하다, 는 믿음을 넘어서 SaaS와 같은 특정한 트렌드 자체가 end-goal이 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말해 트렌드에 따른 형식을 먼저 정해두고 그 뒤에 '비즈니스'를 세우는 것이 비즈니스의 본질을 호도할 수 있다는 믿음도 전제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특히 소프트웨어 시장에 대한 Hype가 이전 대비 가라앉으면서 서비스 시장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오가는 것 같아요. "Go"? 옳았던 판단만 뽑아내서 살펴보면 그렇고, 대신에 새벽네시에 부재했던 것은 No Go ("하지 않는다") 는 원칙과 지향은 있으나 역으로 Go 가 모호했음이라 자평합니다. 우리는 여러가지 실험을 하고 있지만/해왔지만 어쩌면 사이드 프로젝트처럼 접근을 하고 있었던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소프트웨어건 서비스건 이 모든 것을 가로지르는 거대 트렌드로서 Gen AI가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데 저희 팀이 이 트렌드를 우리의 코어 비즈니스와 연결지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또는 잘 이해하려고 노력했는지에 대해서는 반성적인 회고를 할 기회가 최근 여럿 있었습니다. 꼭 Gen AI에 한정해서가 아니더라도 이 Go가 명확지 못해 조직 내부에서는 세밀하게 겪고 있는 혼란들이 있었고요. 이와 관련해서 지난 금요일 타운홀에서 조직에 전했던 글의 초두가 아래와 같습니다: 오늘은 새벽네시가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Apple 發 개인정보보호 이슈 (ATT) 가 2020년 쯤 수면 위로 올라왔고 강제적용이 된 것은 21년 4월이었습니다. 새벽네시는 22년 6월에 정식 설립, 동년도 9월에 co-founder로 제가 full-time 합류를 시작하며 비즈니스를 본격화해나갔습니다. 22년 연말까지 저와 은솔님이 주목하던 첫 번째 vision은 데이터 (or 문제로서는 Data-silo) 였습니다. 이 vision은 마케팅에 있어 개인정보보호 이슈로 발생할 pain point 들을 해결하기 위한 실무적인 발상에서 출발했습니다. OpenAI 發 생성형 AI 트렌드, 더 정확하게는 Chat GPT 열풍 이전에 ‘뤼튼’을 처음 접하게 된 건 22년 7월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정확히 1년 전인 23년경 4월에 저는 AI를 현업에 마케팅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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