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두 번 만나다 — 영화 《K-POP: Demon Hunters》와 한 노래에 대하여
1부 — 노래를 먼저 들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K-POP: Demon Hunters〉 속 'Golden'은 단순한 성장 서사가 아니다. 그건 자기 통합의 순간에 대한 노래다. 빛나기 위해 태어났다는 선언처럼 들리지만, 사실 이 곡은 한 번쯤 유령이 되어본 사람의 고백에 가깝다.
나는 유령이었다. 남들이 원하는 얼굴로 무대에 서면서도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조용히 사라져갔다. 빛나는 자아와 숨겨진 그림자 사이에서 나는 점점 희미해졌다.
융은 말한다. 깨달음은 빛을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어둠을 의식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Golden'은 바로 그 어둠의 지점에서 출발한다. 누군가에게는 문제아라 불리던 야생성이자, 거칠다고 지적받던 생명력, 그리고 억눌린 분노와 질투와 두려움의 자리다.
우리는 그것을 제거해야 할 결함으로 여기지만, 그림자는 결함이 아니라 통합을 기다리는 또 하나의 나다. 벽을 부수자 빛이 아니라 어둠이 먼저 밀려온다. 그러나 그 어둠 속에는 비로소 내 이름이 있다.
황금은 완벽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황금은 빛과 어둠이 함께 있을 때 생긴다. 그래서 이 노래의 빛은 과시의 빛이 아니다. 자기 용서의 빛이다.
그리고 나는 극장에 갔다.
2부 — 이야기를 만난 뒤
솔직히 말하면 큰 기대는 없었다. 극장개봉 소식을 듣고 그저 음악을 듣는 기분으로 찾아간 극장이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랐다. 화려한 액션과 음악, 빠른 전개와 유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K팝이라는 소재를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에 깊이 녹여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던 노래가 전혀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영화는 겉으로 보면 악마를 사냥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진짜 싸움은 외부의 적과의 전투가 아니라 자기 안의 상처와 두려움, 그리고 그림자와의 만남에 가깝다.
빛나는 무대 위의 모습만이 진짜가 아니다. 상처받고 두려워하는 모습도 나다. 강한 모습만이 아니라 흔들리는 모습 역시 나다. 진짜 성장은 그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포함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 속 황금 역시 완벽함의 색이 아니었다. 빛만 남기기 위해 어둠을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어둠마저 온전히 품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배어 나오는 빛. 그것이 이 영화가 도달한 황금의 얼굴이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Golden」이 오래 마음에 남는 이유는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자기 안에 그림자를 품고 있고, 누구나 한 번쯤 유령의 시간을 통과하니까.
같은 노래를 두 번 만났다. 처음엔 혼자, 나중엔 이야기와 함께. 그러나 노래가 말하려던 것은 처음부터 같았다.
그림자를 껴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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