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시인의 봄길이라는 시다. 봄은 주로 긍정적인 계절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 따스해지는 시기,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는 생명력이 넘치는 시작과 같은 계절이다. 그래서 봄은 주로 시작, 희망, 생명력을 뜻한다. 길은 우리가 향하는 곳으로 이끄는 우리의 삶과 닮아있는 대상이다. 이 두 대상이 합쳐져서 봄길은 활기차고 희망찬 우리 삶을 보여주는 것 같다. 시에서는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고 길이 되는 사람이 있고 심지어는 자신이 길이 되어서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길이 끝나는 곳, 길의 의미를 우리의 삶이라 생각했을 때 우리의 삶이 끝난 것처럼 힘들 때도 이 삶을 계속 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얘기이다. 인생에서 계속해서 길이 끝나는 곳, 즉 고난을 마주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이 길을 만들고, 그렇게 계속 전진을 하며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비로소 봄길이 되어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드니 위로가 되는 기분이였다. 그리고 이 시를 읽고 내가 힘들었을 때를 생각하게 되었다. 수많은 순간들이 있었다. 그 많은 순간들이 정말 너무너무 힘들어서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 다양한 방법으로 다 해결되어 지금의 내가 되어있었다. 나에겐 주로 매 시험기간마다 정말 길이 끝나는 곳 같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 시험 끝나고 하고 싶은 것들을 나열한다거나 잠시 친구와 만나 얘기한다는 등으로 내 나름대로의 '길'을 만들어 오고 있었다. 한 번은 학급에서의 갈등이 너무 심했을 때 정말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혼자 엄청 고민을 했었다. 그 때 부모님께도 말씀드리고 친구들과도 얘기를 해보며 결국 길을 찾아 해결할 수 있었다. 사실 시를 처음 읽었을 때 내가 이렇게 길을 찾았던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니 그런 순간들은 은근 많이 존재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 순간들을 생각해보니 괜시리 뿌듯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순간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해결되지 않을 것처럼 힘들었던 순간들도 이겨내고 나서 돌이켜보면 해결할 수 있었고, 그런 순간들 덕분에 더 단단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은 길이 끝난 것 같던 순간 어떻게 어떤 길을 찾았나요?
- 서율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