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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번째_봉독뉴스_240904

[나를 살리는 성경 읽기_봉독뉴스_23호]
안녕하세요, 봉독지기 김세규입니다 :)
스물세 번째 봉독 뉴스를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가스펠 읽는 밤’에서 첫 번째로 읽었던 가스펠은 요한복음이었습니다. 요한복음 1장 1절 말씀으로 ‘가스펠 읽는 밤’의 불을 켰습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곧 하나님이시니라”
우리는 곧 이 '말씀'이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4절 말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1:4)” 라는 말씀으로, “말씀으로 실재를 존재하게 하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말씀'이 예수님이셨고, 그래서 <봉독>에서 가스펠을 읽는 것은, 궁극적으로 복음 그 자체인 예수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지난 수요일, 우리는 생명-말씀-예수님을 지금 만나러 <봉독>으로 갔습니다.
● 오늘 봉독은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늘 <봉독>은 유독(?) 힘들었습니다. 혼자 봉독한 것도 아니었고, 더 길게 봉독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원래대로 90분이었고, 세 명이 누가복음 8장에서 20장까지 봉독했습니다. 누가복음은 쉬운 듯 어려웠습니다. 그 어려움은 누가복음 곳곳에 포진해 있는 여러 ‘비유들’에서 기인했습니다. 비유란 본디 무언가를 직접 설명하지 아니하고 다른 비슷한 상황이나 사물에 빗대어서 설명하는 일을 말합니다. 그리고 보통은 더 쉽게 설명하고자 이 비유를 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누가복음의 비유는 그 반대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많았습니다. 정말 정성껏 받들어 천천히 읽어도 그 의미가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옳지 않은 청지기 비유(누16:113)’ 였습니다.
● 비유가 쉬운 줄 아니?
봉독을 마친 후, 힘들었던 이유를 며칠에 걸쳐 묵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있는 고정 관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 고정 관념은, 비유는 ‘무조건’ 실체보다 더 쉬워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더 쉽게 말하기 위해 비유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이나 형편을 곧이곧대로 말할 수 없어서 빙 둘러, 비유적으로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비유로 말하는 것이 더 풍성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그 비유가 무조건 쉬워지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봉독까지 하면’ 모든 비유가 쉽게 풀려 이해되어야 한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 비유가 짜인 당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 대한 배경에 대한 충분한 공부도 필요한데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내가 가진 지식-생각으로만 그 비유를 뜯어내려고 하니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내 힘으로 말씀을 읽으니, 봉독할 때조차도 말씀 교사 성령님이 못 들어오셨습니다.
● 여기는 비유의 복음밭입니다
누가복음은 그 어느 복음서보다 튼실한 복음의 씨앗들이 심겨진 복음밭입니다. 그런데 많은 씨앗들이 ‘비유에 쌓여’ 심겨져 있어 보통의 방법으로 싹을 틔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씨가 심겨진 땅(밭-배경)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고, 씨앗을 감싸고 있는 비유가 풀려 생명-싹을 틔울 수 있게 성령의 물인, 예수-생수로 물도 듬뿍 주어야 합니다. 물론 내가 줄 수 있다고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생수는 기도로만 부어집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비로소 누가복음을 대하는 제 마음에 평안이 임합니다. 또 어떤 마음과 태도로 봉독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느껴집니다. 의사였던 누가가 쓴 누가복음을 크게 소리 내어 읽어 보니, (제가 느낄 때는) 다른 복음서에 비해 ‘지성의 힘’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문장도, 구성도, 전개의 논리도 군더더기 없습니다. 말투도 다소 건조하고 빠릅니다. 하지만 내용의 밀도는 높고, 영성에 지성까지 풀가동해야 할 비유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요는, 누가복음은 더 많이 기도하며 읽어야 할 복음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성을, 논리를, 비유를, 신비를, 풀어낼 수 있는 것은 결국 기도니까요. 결국 모든 것을 말씀하신, 말씀이신 주님을 향해 “주여!”라고 부르짖는 것이 가장 확실하니까요.
● 이번 주는 첫 번째 <봉독 책거리 데이>입니다.
누가복음을 한 주 더 봉독하게 되었습니다. 21~24장이 남았습니다. 장과 절을 제가 잘못 계산(?) 하는 바람에 생긴 일인데, 마치 주님이 기회를 한 번 더 주신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한 주 기도로 더 준비하고 은혜를 더 간절히 구하며 누가복음을 봉독해 보라고 말입니다. 할렐루야,입니다!
이번 11일(수)은 누가복음이 끝나는 날이며 동시에, 15주에 걸쳐 진행된 여름 특집 1, 2가 모두 끝나는 날이기도 합니다. 기억하시죠? 여름 특집 1은, 7주에 걸쳐 진행된 <시편 읽는 밤>이었고, 여름 특집 2는, 8주에 걸친 <가스펠 읽는 밤>이었습니다.
말씀으로 지난 여름을 지켜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봉독 책거리 데이’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 봉독 후 간단한 다과와 함께 주님이 <봉독>으로 부어 주신 은혜를 함께 나눠요.
11일 수요일 저녁 7시, 누가와 함께 ‘봉독 책거리 데이’ 식탁을 차려 놓겠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들을 초대해요.
※ (: 함께하실 분들은 꼭, 사전 신청 부탁드려요 :) (: 010-6543-49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