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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번째_봉독뉴스_240828

[나를 살리는 성경 읽기_봉독뉴스_22호]
안녕하세요, 봉독지기 김세규입니다 :)
118년 만에, 최장기간인 27일 연속 열대야를 서울에 안겨 주었던 이 여름의 폭염도 끝났습니다. 적어도 밤에는 에어컨이 꺼졌고,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선풍기 ‘초미풍 모드’에 기대어, 편안하게 ‘숙면 모드’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하나님의 질서 속에서 이렇게 계절이 오고 가는 일을 실감하는 것은 항상 신비롭습니다.
지난 28일(수)은 봉독 스물두 번째 시간이었고, ‘가스펠 읽는 밤’ 여섯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요한, 마가, 마태를 거쳐 누가복음 7장까지 봉독했습니다. 요일이 목요일에서 수요일로 바뀌며 많은 분이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예수님은 자신의 약속을 성령님을 통해 지키셨습니다. 두세 사람이 예수 이름으로 모여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16:16)”라고 고백할 때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16:18)” 하셨는데, 진리의 성령님은 봉독으로 모인 우리와 함께 하시며, 주님의 그 약속을 지켜주셨습니다.
● 성경을 연주하는 봉독

피아노를 못 칩니다. 하지만 피아노를 오래 쳤습니다. 어릴 때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셨던 어머니 덕분에 거의 8년을 쳤습니다. 그 세월을 바치고 제가 겨우 가까스로 이른 곳은 ‘체르니 30’이었습니다. 스파르타 훈련이 접목된 일대일 레슨도 저를 ‘체르니 40’으로 인도하지는 못했습니다. 때가 차매, 어머니에게 ‘내 아들은 피아노 재능이 없다!’를 이를 갈며 인정하게 하는 은혜가 임했습니다. 저는 치는 순간 저의 재능 없음을 바로 알았는데, 왜 기도하는 우리 어머니에게 하나님은 8년에 걸친 인고의 세월을 허락하셨는지 지금까지 의문입니다. 그렇게 주님의 은혜로 중2 때 피아노의 매임으로부터 풀려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출애굽한 백성의 기쁨을 생각할 때마다, 이 ‘출-피아노’ 사건과 그 기쁨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만약 내가 ‘연주하는 재미와 기쁨’을 조금이라도 맛보아 알았다면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맞습니다. 훈련을 통한 진도 나감 자체가 목적이 되어, 이 모든 것의 본질인 ‘연주하는 재미와 기쁨’을 만나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 봉독할 때 왜 까맣게 잊고 있던 이 ‘연주하는 기쁨’이 생각난 것일까요? 진심입니다. 봉독할 때, 14살 때 헤어진 피아노가 생각났고, 맛보아 누리지 못했던 연주의 기쁨이 생각났습니다. 왜일까요? 말씀을 받들어 읽는데, 내 앞에 큰 글씨로 펼쳐져 있던 성경이 갑자기 하나님의 감동으로 씌여진 ‘악보’로 보인 겁니다!
봉독은 낭독과는 다릅니다. 봉독은 말 그대로 말씀을 받들어 읽습니다. 한 단어, 한 구절, 한 문장을, 전심으로, 온 감각과 온 존재를 동원하여 읽는 행위입니다. 이번에 봉독할 때, 저는 제가 마치 피아노가 된 것만 같았습니다. 한 단어를 읽을 때, 한 단어를 영으로 친 것 같았고, 한 문장을 읽을 때, 한 마디를 그 안의 리듬으로 연주한 것 같았습니다. 어떤 구절에서는 한 단어 한 단어를 강조하고 싶어 스타카토 하듯 똑, 똑, 끊어 읽기도 했습니다. 무엇인가를 내 존재로, 내 목소리로 연주하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말씀-성경-악보와 피아노-피아니스트인 저만 보였습니다. 그런데 봉독할수록, 말씀을 연주할수록, 내가 누군가를 보며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지휘자였습니다. 지휘자가 있었고, 지휘자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 지휘자가 제 안에서 봉독-연주를, 작곡가의 마음에 합하게 지휘-인도해 주고 있었습니다. 바로 성령님이셨습니다. 내 힘으로, 내 기술로 연주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봉독> 가운데 임한 성령님이 말씀의 지휘자가 되어, 하나님 뜻을 바르고 정확하게 인도해 주고 계셨던 것입니다. ‘일점일획’도 덧붙이지 않고서 말입니다. 그렇게 이 악보-말씀-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영과 생명” 안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봉독은 단순한 낭독-읽기가 아닌, 말씀을 나로 연주하는 행위였습니다!
● <봉독> 콘서트장으로 여러분을, 연주자로 초대합니다.

두 번째 여름 특집으로 시작한 <가스펠 읽는 밤>은 다음 주 일곱 번째 시간을 마지막으로 끝이 납니다. 저는 마지막 가스펠, <누가복음>을 봉독하며, 공식적으로 올여름의 마침표를 찍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한동안 떠나 있던 ‘구약’으로 떠날 채비를 하려고요.
당신도 저처럼 피아노를 못 칠 수 있습니다. 당신도 저처럼 악기 하나 제대로 못 연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봉독>에서는 당신이 바로 하나님의 악기가 될 수 있습니다. 목소리가 작든 크든, 듣기에 좋은 것 같든 아닌 것 같든, 그건 핵심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악기인 우리에게, 하나님의 생기에 반응하는 ‘울림통’을 주셨습니다. 그게 우리의 영이고, 악기의 생명입니다.
이번 주에 한 번, 지휘자인 성령님의 지휘에 맞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귀한 생명-악보인 말씀-성경을, 당신이 당신으로 직접 연주해 보시는 건 어떠세요? 우리가, 성령님의 지휘를 따라 연주한다면, 놀랍게도, 그 연주를 듣는 당신과 우리와 세상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봉독> 콘서트장으로 여러분을, 연주자로 초대합니다.
9월 4일 수요일 저녁 7시, 봉독당입니다.
우리 “영생”을 봉독으로 연주해요!
같이 “영생”을 세상에 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