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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째_봉독뉴스

[나를 살리는 성경 읽기_봉독뉴스_17호_20240727]
안녕하세요, 봉독지기 김세규입니다 :)
한 주 평안하셨어요? 요상한 장맛비가 여름의 주인 노릇하며 습한 열기로 세상의 진을 다 빼고 있습니다. 이 비로 인해 더 이상 피해도 없고, 또 누구도 건강 상하는 일 없기를 기도드립니다. 봉독뉴스, 열일곱 번째 소식 전해드립니다.
이번 주부터 여름 특집 2 “가스펠 읽는 밤”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스펠 읽는 밤”은 말 그대로 가스펠, 즉 4권의 복음서를 요한-마가-마태-누가의 순으로 봉독하는 시리즈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비롭게 여기는 말씀, 요한복음 1장 1절,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를 봉독하며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세상이 습한 열기로 에어컨 바람만 쫓아 세상 속으로 숨어드는 이때, 오히려 우리는 예수 말씀 좇아, 예수 열기 가득한 ‘봉독당’에서 예수 만나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봉독당의 에어컨 바람이 은혜의 바람이 되었습니다.
● 우연일 수 없는 봉독
요즘 큐티 본문은 <느헤미야>입니다. 며칠 전에는 놀라운 장면이 나왔습니다.
일곱째 달에 이르러 모든 백성이 일제히 수문 앞 광장에 모여 학사 에스라에게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명령하신 모세의 율법책을 가져오기를 청하매 (느8:1)
성벽을 재건하면서 하나님을 깊이 경험한 이스라엘 백성이 수문 앞 광장에 일제히 모입니다. 그리고 학사 에스라에게 모세의 율법책을 가져오길 청한 겁니다. 이 장면이 놀라운 이유는, 구약 전체에서 백성이 자발적으로 말씀을 듣고자 청한 기록은 여기가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에스라는 율법책을 가지고 모든 사람 앞에 이르러 “수문 앞 광장에서 새벽부터 정오까지 남자나 여자나 알아들을 만한 모든 사람 앞에서 읽(느8:2)”습니다. 즉, 율법책 낭독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때 에스라가 한 낭독은 단순히 소리 내어 읽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낭독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카라(קָרָא)에는 더 많은 ‘피조물 전용’ 의미들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부르짖다, 도움을 청하다, 선포하다, 찬양하다 같은 여러 의미들이 ‘낭독-카라’안에 한데 역동적으로 비벼져 있습니다.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이런 피조물의 마땅한 읽기 모드를, 단순히 낭독이라 하지 않고, 봉독(奉讀, 받들어 읽음)이라 구분해 불렀습니다!

율법책을 낭독, 즉 봉독하는 것 자체가 예배의 시작이었고, 율법책을 봉독하는 마음과 태도에 이미, 하나님을 부르짖고, 하나님께 도움을 청하고, 하나님이 오직 주되심을 선포하고, 그런 하나님을 송축하는, 예배 모든 행위가 흠뻑 적셔져 있었습니다. 그러니 봉독으로 예배가 시작되는 것은 마땅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봉독을 시작하자, 아래와 같은 예배의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순풍순풍 뒤따라 나옵니다. 느헤미야 9:1-6에 자세히 나와 있는데,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봉독 → 자복 → 경배 → 부르짖음 → 송축 → 선포! 신비로운 예배의 리듬이 봉독에 배어 있었습니다.

● 봉독의 샘물
봉독을 하고 있는 저에게 이렇게 큐티 말씀으로 에스라의 낭독을 만나게 하신 게 우연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봉독을 이렇게 “예배”라 인 쳐주시는 것 같아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이번 주는 신청하신 모든 분들이 공교롭게 갑작스러운 여러 개인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해 외롭게 시작했습니다. 혼자 90분을 봉독하니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봉독에는 힘이 있었습니다. 봉독 중 아래 말씀을 받들어 읽을 때, 주님이 계속 봉독할 수 있게 제 안에 주신 ‘솟아나는 샘물(요4:14)’이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또 성경에 이름과 같이, 제 입으로 봉독하는데, 마치 제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요7:38)'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요4:14)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요7:38)
그렇게 하나님은 봉독으로, 끝까지 힘차게 봉독할 수 있는 힘을 주셨습니다.
● 요한의 복음 평원에서 만나요!
“가스펠 읽는 밤” 두 번째 시간은, 8월의 첫날입니다. 요한복음 10장 1절부터 봉독합니다. 비의 습한 열기는 가고, 본격적인 해의 폭염이 예상됩니다. 나를 살리는 성경 읽기 <봉독>에서 준비한 여름 특집 2, “가스펠 읽는 밤”이 준비한 요한의 복음 평원에서 불어오는, 우리 영육을 소생시키는 예수 바람을 함께 맞기를 소망합니다.
2024년 8월 1일 목요일 오후 7시, 봉독당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