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구슬치기 좀 하셨나요? 저는 좀 했습니다. 친구 구슬을 다 따서, 바지가 내려갈 정도로 양쪽 주머니를 유리구슬로 가득 채워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가던 날이 생각납니다. 걸을 때마다 너무 예쁜 각양각색의 유리구슬들이 제 주머니에서 묵직하게 흔들리며 서로 부딪쳤고, 부딪칠 때마다 기분 좋은 경쾌한 소리를 냈습니다. 매일 <암송산책>을 하며, 하루에 한 구절씩 암송해서 하나의 말씀 덩이를 만들 때마다 이상하게(?) 어릴 때 그 예뻤던, 제 바지 주머니 속 유리구슬이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