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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톡][일상][250711금_일용할 캡슐이 내렸습니다]

커피를, 아니 정확히 말하면 커피 캡슐을 주문할 때가 되었다. 이번에 〈봉독당〉을 세팅할 때 새로운 커피머신 하나를 선물 받았는데, 캡슐 종류가 너무 다양해 공부까지 필요할 지경이었다. 시행착오도 피할 수 없어 보였고. 그래서 캡슐이 줄어드는 게 보였지만, 다른 일들에 계속 밀려, 줄어드는 캡슐을 볼 때마다 ‘빨리 주문해야 하는데…’라는 조바심만 일었다. 커피는 내게 거의 일용할 양식 수준인데 내가 양식에 이런 느긋함을 보이다니! 그런 나에게 어제 커피-만나(manna)가 내렸다!
어제 2주 만에 〈봉독당〉에 온 친구가 환한 얼굴로, 들어오자마자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선물이에요!"
2주 만에 얼굴을 본 것도 반가운데 선물까지! 사람보다 선물을 더 반가워하면 안 되는데, 나는 선물에 약한 사람이라, 눈과 손이 바로 봉투로 향했다. 그리고 선물을 보고, 정말 너무 놀랐다! 봉투 안에는 내 커피머신에 맞는 커피 캡슐이 종류별로 6박스나 들어 있었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딱 맞는 선물이, 이렇게 딱 맞게 임할 수 있나! 주님은, 나의 일용할 양식 커피를 이렇게 친구 손을 통해 만나(manna)처럼 〈봉독당〉에 내려주셨다.
내가 요즘 나이가 들수록 더 이상하게(?) 어린 아기가 되어 가는지, 이런 순간순간 나와 함께하시는 주님의 임재를 문자적으로도, 실제적으로도 느끼며 감사하게 된다. '주기도문'에서 약속하신 것처럼, 일용할 양식을 주신 주님을 말이다.
서비스 테이블 위에 이 여섯 팩이 주르륵 도열하니 맘이 부요해진다. 〈봉독당〉에 오시는 다양한 우리 "봉님들"(봉독에 오시는 봉독-예배자를 부르는 애칭, 지금 지었다 ㅎ)의 입맛을 다양한 커피로 섬길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주에는 오시는 봉님들에게 미리 주문도 받아야겠다.
〈봉독당〉을 이 화려한 커피캡슐 패키지로 부요하게 해 주신, 우리 예빈 강도사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일용할 커피 양식 감사해요!
봉님들과 맛있게 마시고, 더 감사한 마음으로 봉독하며 주님께 영광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