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미국에서 이걸 배웠습니다
영화와 사진을 공부하러 간 미국에서 제일 먼저 배운 것은 허그(hug, 포옹)였습니다. 학교에 가면, 교회에 가면, 조금 친(밀)하다 싶으면, 만나고 헤어질 때 사람들은 서로를 가볍게 감싸 안았습니다. 그렇게 ‘반가움’과 ‘안녕’을 전했습니다. 성별 상관없었고, 나이 상관없었고, 피부색 상관없었습니다. 허그했습니다. 서로 적당히 떨어져서, 어떤 터치도 없이 고개를 숙이거나 손을 흔들며 인사만 했던 저에게, 허그는 첫 번째 문화 충격이었습니다. 당시 저에게 허그는 아내하고만 할 수 있는 것이었고, 생일이나 뭔가 특별한 날에만 마음(?) 먹고, 계획(!) 잡아 하는 게 허그였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친하다고 생각도 하지 않았던 미국 여자 사람 친구가 벌건(?) 대낮에 반갑다고 허그하러 저에게 다가올 때 놀라 뒷걸음쳤었는데, 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