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원.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소망했던 가나안 땅이었지만, 나에게는 그발 강이 있는 바벨론이었다. 나는 주님께 끌려갔다. 포로 된 자의 모습으로. 그곳으로 출발할 때, 교회 담임 목사님은 ‘거기서 목사로 꼭 성공(?) 해’, 라는 기원되신, ‘네 예배가 회복되기를 바라’라는 묘하게(?) 속 터지는 말씀을 주셨다. 나는 그렇게 백석 방배골의 포로가 되었다. 하지만 포로였지, 감사하게도(!) 노예는 아니었다. 나는 점차 적응하며 생활을 시작했고, 공부도 시작했다. 친구들을 사귀었고, 교수님들과 교제했다. 포로가 되었는데, 이상하게, 어딘가로부터 탈출한 것만 같은 시원함과 자유함을 느끼며, 나는 어리둥절했다. 이상하다, 나는 포로로 왔는데?! 포로 생활을 통해 나는, 나의 땅에서 만날 수 없는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났다. 나는 하나님이 여호와인 줄 ‘머리’로 아는 자였다. 입학 당시, 나의 사업장은 코로나의 여파로 거의 응급실에 가야 할 상태였다. 살려면, 돈을 더 벌어야 했고, 돈을 더 벌려면 당연히 거기에 나를 더 갈아 넣어야 했다. 응급실을 먼저 나가 세상-애굽으로 나간 친구들이 나도 어서 이리 오라고 했다. 이리 오면 살 수 있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살길’의 ‘ㅅ’로 보이지 않던 곳으로 포로로 끌려왔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 보니, 새삼 이 사실이 확실하게 깨달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