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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

작성자
김민주
작성시각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먼저 이 시를 선택한 이유는 그늘과 눈물은 일반적으로 좋은 의미가 아닌데 그늘과 눈물을 가진 사람을 사랑한다 말하는 것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정호승 시인은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다. 경희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대표작은 시집으로 『슬픔이 기쁨에게』, 『별들은 따뜻하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등이, 시선집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 『수선화에게』 등이 있다.
1연에서 첫 번째로 나오는 '그늘'은 통상적인 의미인 시련과 고통을 상징한다. 하지만 두 번째로 나오는 '그늘'은 배려와 공감, 포용을 상징하며 일반적인 개념과는 다른 시선을 보여주고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1연의 마지막 줄에서 설의법을 사용함으로써 그늘의 가치와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2연에서의 중심 시어는 '눈물'로 1연과 동일한 형식으로 쓰여 있는데, 2연에서도 첫 번째로 나온 '눈물'은 시련과 고난을, 두 번째로 나온 '눈물'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하는 능력을 의미함으로써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연과 마찬가지로 설의법을 통하여 '눈물'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시에서 나온 시어들은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데, 그런 시어들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그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보거나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사랑하며 느끼는 아름다움을 잘 표현한 작품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