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길었고, 스스로에게 행하는 아스타리온의 착정은 새벽별이 뜰 때에야 간신히 멈췄다. 그마저도 들끓던 성욕이 백탁을 내보내지면서 잠잠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피엔코르가 그동안 자신에게 준 다정함을 전부 다 성욕의 땔감으로 사용해버린 탓이었다. 새벽별이 다가오도록 신음을 억누르며 제 낭심을 다섯번도 넘게 착정하다 땔감이 없어 갈 곳을 잃은 성욕을 간신히 내리누르던 아스타리온은, 자신을 착정한 제 손을 수건의 축축하지 않은 부분에 닦으며 조소를 보냈다. 어느 새 물건의 끝에서는 백탁액이 아니라 투명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선액과는 다르고 무자비한 착정 끝에 묽어진 정액과도 다른,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향내를 야릇하게 풍기는 것. 그 누구도, 심지어 그의 주인인 카사도어조차도 아스타리온이 내보내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그 액체를 피엔코르는 기억만으로도 짜내고 있었고, 그 사실이 아스타리온의 조소에 기름을 부었다. 그가 여태껏 받아왔으나 혐오해 마지않던 것인, '카사도어의 총애'라는 표현까지 사용할 정도로 끈적하게 달라붙어오는 자기비하의 늪에서 '네 비명소리가 내 스폰들 중 제일 곱단다, 아스타리온.' 하고 속살거리는 카사도어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아스타리온은 그를 꺼내줄 이가 이 세상에는 절대 없다고 믿으며 그 소리를 그저 받아들였다. 적어도, 지금은. 자신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때 마다 옆에서 기꺼이 피를 내어주는 지성체가 있음에도, 오래도록 상처입고 곪아버린 영혼은 스스로의 상처를 핥고 주변을 경계하기에 바쁠 뿐 자신의 주변에서 무엇이 자신을 도와주고 있는지는 살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