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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꽃씨를 받으시다>

작성자
곽은서
작성시각
할머니 꽃씨를 받으신다.
방공호 위에
어쩌다 핀
채송화 꽃씨를 받으신다.
호 안에는
아예 들어오시질 않고
말이 숫제 적어지신
할머니는 그저 노여우시다.
― 진작 죽었더라면
이런 꼴
저런 꼴
다 보지 않았으련만……
글쎄 할머니
그걸 어쩌란 말씀이셔요.
숫제 말이 적어지신
할머니의 노여움을
풀 수는 없었다.
할머니 꽃씨를 받으신다.
인젠 지구가 깨어져 없어진대도
할머니는 역시 살아 계시는 동안은
그 작은 꽃씨를 받으시리라.
이 시의 제목은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라는 시이고, 박준 작가가 썼습니다.
이 시를 선택하게 되었던 계기는 제목부터가 꽃씨를 받으신다는게 어떤 의미를 지닌 건지 궁금증을 가지게 해주어 흥미가 갔고, 친구가 이 시가 괜찮다고 추천을 받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를 요약하자면 이 작품은 전쟁의 폭력성과 비극성 속에서도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는 시이다. '방공호'로 상징되는 전쟁과 그 위에 핀 '채송화'의 대조를 통해 전쟁이라는 파괴적 상황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자연의 생명력을 보여 주고 있다.
<작가소개>
이 시의 작가 빅남수는 일제 강점기 평안남도 평양에서 출생하여 일본 주오 대학 법과를 나온 후 1940년을 전후하여 문단에 등장한 후 오랫동안의 침묵 끝에 1950년부터 다시 활동하여 지적 서정의 한 경지를 천착하고자 했다. 1957년 제5회 자유문학상을 수상. 시집에 《초롱불》, 《갈매기 소묘(素描)》 등이 있다. 부인은 피아니스트 강창희(姜昌姬)이다. 50대 말년기에는 부인(강창희 여사)과 함께 동반하여 1975년 4월에 미국으로 이민하였다.
<이 시의 특징>
-상징적인 시어를 통해 주제 의식을 드러냄
-비슷한 구절의 반복을 통해 주제를 강조함
-상반되는 상황과 태도를 제시하여 할머니의 애정을 부각시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