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매칭 지원서에 작성했던 분야와 잘 맞는 AI 기반 실내 측위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인 Ipin Labs에 매칭이 되었다. 기업 해외 마케팅 담당자분과 명함을 교환하고 다음달 중으로 회사에서 직접 뵙기로 했다. 사전교육 이후 기간 동안 군생활을 마무리하고, 4일 체험판 해외영업 직무 인턴이 되기 위해 준비했다. 개인적으로 약점이었던 영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을 세일즈하는 해외 유튜브 영상(작년 CES 부스 투어하며 QnA하는 영상, SharkTank, 스타트업 피칭 영상)을 지속적으로 시청하고 따라하며 자주 쓰이는 표현이나 용어에 익숙해졌다. 제이넷컴 측에서 준비해준 사전교육은 크게 세가지였다. 발대식 당일 연사로 오신 기업 & 서포터즈 대상 CES, 그리고 전시에서 성공적으로 바이어를 만나기 위한 방법에 관한 건, 그리고 기업에 대한 조사 레포트 작성, 콜드메일 작성. 첫번째 발표를 들었을 때는 전시에 가서 목표로 하는 바,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 분위기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어서 필기도 많이하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 두번째 기업 조사 과제는 즐거운 마음으로 꽤나 깊게 조사했던 것 같다. 나는 기업들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문제를 어떤 솔루션으로 풀어서 어떻게 돈을 버는지 듣는걸 좋아한다. 나와 매칭된 Ipin Labs는 실내에서 위치를 측정하는 기술을 연구하던 교수님이 이 기술을 보편화고자하는 비젼을 가지고 시작했다. 하지만 B2C 대상으로는 전용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거나 수익화를 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기술이 진짜로 필요한 산업,제조, 건설현장에서 해당 기술로 pain point들을 해결하는 쪽으로 피벗했다. 추가적인 장비의 설치로 인한 비용, 시간, 리소스를 들이지 않고도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여 작업자나 자산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발생하는 다운타임을 실내측위기술로 해결한다. 이 기술 자체에 대해서도 특허나 논문을 보며 공부를 하게 되었고, IR 자료를 보며 활용 사례들을 분류하고 기술의 엣지 포인트들을 정리했다. 공개된 자료들로 부족했던 부분들(가격정책, 더 깊은 기술적 질문, 수치적인 spec, 거절당한 poc, 회사 히스토리)을 기업 담당자 분께 직접 들으며 빈틈들을 매꿀 수 있었다. 사실 이렇게까지 기업의 정보를 깊게 확인하는게 쉽지 않은데 사심을 채운 면도 없지 않아 있다. 현지활동 IPIN LABS 는 타겟으로 하는 고객층이 명확했다. 제조업, 건설업, 광산업 등의 산업현장에서 매니저로 있는 사람들. 그렇기에 지나가는 일반인들을 붙잡고 설명을 하지 않았다. 복잡해보이는 팜플렛과 산업현장과 설계도면이 보이는 동영상을 보고도 10초 이상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명하고, 해당 방문객의 산업군에 맞는 유즈케이스를 소개해줬다. 처음에는 방문객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내가 준비했던 정보들만 쏟아냈었는데, 해당 방문객이 왜 이 기술에 관심이 있는지, 어디까지 아는지, 어디에 쓰고 싶은지를 물어보면 더 생산적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중간에 알았다. 4일간 신세계, 인천공항, 현대모비스, 삼성 웰스토리, wistron, softbank, toyota, Rakuten 등의 대기업들, 그리고 체코, 멕시코, 텍사스 등의 개인 사업자들과 명함을 교환하고, 일부는 PoC 약속을 잡았다. 전시참관 기업 측의 배려로 오며가며 유레카관을 구경할 시간이 있었다. 부스들을 둘러보며 느낀 점은 생각보다 엔비디아 딱지 붙은 기업들이 많았다. 차량용 비서 솔루션이나 상하수도 관 추적 시스템 등 AI 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실제로 그래픽카드를 쓰는 유스케이스들을 볼 수 있었다. AI 아닌 것 중에 재밌던 아이템은 알코올 스프레이 머신인데, 동력을 알코올을 화학적으로 분해해서 얻는 그런 손소독 기계였다. LVCC에서는 Main 홀과 West 관을 들르게 되었다.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던건, SK관이었다. skt 사내 신사업 팀에서 너무 재미있어보이는 프로젝트들이 많았고(특히 기지국 위치정보를 활용한 마케팅 사업화), 안티 피싱 기술이 작년에 내가 진행하던 창업 프로젝트와 주제가 겹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해당 기술을 만들고 있는 엔지니어들이 소개를 해주기에 더 많은 것들을 물어볼 수 있었고, 커리어 상담도 받을 수 있었다. 모빌리티관에서는 라이다 기술이 정말 채일정도로 많았고, AI를 사용한 자율주행, 차량 비서, 등의 소프트웨어를 볼수 있었다. 그렇게 비워진 운전자의 자리는 다양한 컨텐츠와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UX로 채워졌다. 소감 전에는 어차피 인터넷 세상, 전시회 같은거 기사나 유튜브로 보면 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었다. 이번 CES 전시를 보며 전시회의 의의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첫번째로는 내가 평소에 관심 없었을 기업이나 분야도 알게 될 수 있었다. 같이 다니던 제조업 기업에서 해외영업 인턴을 하는 형 덕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조 기업들도 몇 알게 되고, 파나소닉이나 소니, 삼성, LG 등의 전통적 대기업들은 신사업으로 어떤걸 하고 있나도 볼 수 있었다. 인터넷은 목적을 가지고 검색을 해야하지만, 오프라인은 의도가 없어도 두발로 우연히도 접근 가능하다는 점이 달랐다. 두번째로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프로덕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내가 가진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었다. 또한, 지금 나와 대화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도 있었다. 이런 직접적인 소통은 단순히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과는 다른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나 이번엔 전시의 소비자로써 참가했다기보다 생산자로 참가했기에 더 의미가 깊었던 것 같다. 프로덕트에 대해 깊게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고, 방문객과 편안히 대화를 나누며 라포를 형성해 더 많은 기회를 잡는 것이 필요하다는걸 배웠다. 너무 아쉬웠던 건 영어가 편하지 않았기에 말을 걸거나 물어보는 것 하나하나를 코스트가 드는 행위로 느꼈다는 점이다. 이 코스트를 0에 가깝게 만들어 정말 언어 때문에 기회를 놓치거나 손해보고 싶지 않다. 앞으로 내 커리어를 어떻게 잡을지는 좀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확실한건 AI는 계속해서 기존의 소프트웨어 부터 모든 것들을 바꿀 것이고, 기회는 계속 생겨날 거다. 그 기회들 중에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걸 찾아야한다. 지금까지는 소프트웨어 개발만을 잘하는 사람이 목표였다면, 이젠 후보에 넣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