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의 작은 사치
산속의 작은 사치 오늘 아침, 나는 배낭을 꾸렸다. 평소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집 안 구석구석에서 모아온 소소한 물건들이 배낭 속으로 들어갔다. 오래된 책, 좋아하는 컵, 그리고 특별한 날을 위해 아껴두었던 위스키 한 병. 이 모든 것들이 나와 함께 산으로 향한다. 캠핑은 언제나 나에게 특별한 의미였다. 하지만 이번엔 더욱 그렇다. 마흔이 되어서야 깨달은 진리, 모든 것은 유한하다는 것. 내 옆에 있는 것들, 내가 당연히 여기던 것들이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있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산길을 오르며 나는 생각한다. 지난 사십 년간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쳤을까? 얼마나 많은 순간들을 당연하게 여기며 흘려보냈을까? 하지만 후회는 없다. 오히려 감사하다. 이제라도 이 진리를 깨달았으니 말이다. 정상에 도착하자 나는 배낭을 내려놓고 텐트를 천천히 친다. 그리고 배낭에서 천천히, 하나씩 가져온걸 꺼내본다. 집에서 가져온 작은 물건들이 이곳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좋아하는 컵에 위스키를 따르고, 오래된 책을 펼친다. 이 작은 사치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언제나 그렇듯 장관이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인다. 모든 것이 더욱 선명하고,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아마도 이것이 진정한 '현재'를 살아가는 느낌일 것이다. 다음날 아침.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결심한다. 앞으로는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리라. 내 곁의 모든 것들에 감사하며 살아가리라. 그리고 가끔은, 이렇게 산으로 올라와 작은 사치를 누리리라. 인생은 짧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얼마든지 풍성하게 살 수 있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찾고, 그것을 누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사치가 아닐까? 오늘의 이 경험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바로 그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의 발걸음은 가볍다. 내일은 또 어떤 소소한 행복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그리고 나는 안다, 그 행복을 온전히 누릴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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