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티스트로서의 교사의 역량 자신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신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도구로 풀어내는 사람들을 아티스트라고 부른다. 아티스트에게 중요한 건 스스로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탐구의 과정을 자신의 이야기로 서사화하는 데 있다. 배움이라는 것도 그렇다. 자칫 실용주의라는 거대 담론에 휩쓸려 너무 유용하고 생산적인 것만을 추구하려 하다보면 결국 우리의 교육이 거대한 현실인 입시로 귀결되고마는 것을 보게 된다. 결국, 수업은 학생의 삶과 긴민히 연결되어야 하고, 학생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쓸데없다, 엉뚱하다 여겨지는 질문을 던지고, 나름의 답을 발견해가는 과정은 탐구를 위한 사고의 길을 단단히 하는 것이므로 그 자체로 의미가 없지 않다. 이를 설득력있게 자신의 이야기와 화법으로 전달할 줄 아는 아티스트의 덕목이 AI 시대에 필요한 사람의 본질적 역량이 되어가고 있음은 물론이다. '한국의 교육은 가이드북에 나온 내용을 확인하러 다니는 여행과 같다. 교육을 통해 무지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을 확인하고 만다.' 이 뼈아픈 문구로부터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질문이고, 그 답을 찾아가는 데 있어 요구되는 시간과 믿음이라는 점을 추출해낼 수 있다. 노래를 듣는 사람에게 메시지에 대한 영속한 이해를 던질 수 있음이 아티스트의 역량이듯, 학생 자기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예술가로서의 역량이 교사에게 필요한 이유이다. ■ 아티스트의 조력자, AI 디지털교과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깊이 있는 학습'이다. 이는 수업을 통해 학습자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탐구와 성찰을 통해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이해’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자가 학습 상황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학습자가 몰입할 수 있는 상황과 맥락이 필요하며, 문제 해결 과제가 필요하다. 학습자가 학습 상황과 맥락, 문제 해결 과제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이번 시간 내가 학습해야 할 것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게 된다면 학습은 몰입감이 있으면서도 깊이 있게 진행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만족하게 된다. 그렇다면 교사는 무엇으로 조력해야 할까? 학생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줘야 한다. 즉, 학생들이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깊이 생각하고, 탐구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의 로드맵 위에 자연스레 걸어나갈 수 있도록 가이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생긴다. ‘이러한 학생들의 사고와 문제해결을 돕는 교육이 꼭 AI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야만 가능한 것일까? 기존에도 해오던 교육이 아닌가?’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 모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점은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정책’이 결코 기존의 아날로그 교육을 디지털 도구로 폐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곧, 단계별로 현장 도입을 앞두고 있는 AI 디지털 교과서도 기존의 아날로그 교육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아날로그 교육 즉, 하이터치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데 교육학적 의의가 있다. 기존의 전통적 교실에서 행해지던 아날로그 캔버스 위에 디지털 기반의 요소를 더하여 확장된 수업을 그리는 개념으로서 ‘디지털 기반의 아날로그 수업’을 제안하는 이유이다. 디지털 기반의 수업은 아날로그 수업에서 의미있다 여겨지는 장면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물론 PICRAT 모델(Kimmons et al. (2020))에서는 'AI·디지털 도구의 활용이 교사의 교육 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디지털 도구가 아날로그 활동을 단순 대체(Replacement), 확장(Amplicification), 변혁(Transformation)이라는 세 가지로 분류하였으며, 확장과 변혁의 수준에서는 AI 디지털 도구의 활용이 아날로그 교육 장면만으로 그릴 수 없는 학습자 경험을 줄 수 있다고 하였으나, 결국 교육 장면에서의 디지털의 당위성과 이유는 아날로그 수업 장면에서의 교육적 의의에 그 뿌리와 기반이 있는 경우가 다수이다. 수업 장면에서 AI 디지털 도구는 교사의 교육적 의도, 철학을 포함한 교육학(Pedagogy) 전반의 통제를 받아야 하며, 수업 활동 중에 활용될 때는 이에 정렬(Align)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수업 장면에서 발견되길 원하는 학습자의 ‘사고’와 ‘탐구’는 애초에 AI 디지털 도구를 단순히 접목한다고 달성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며, 몰입감 있는 문제 해결 과정과 이를 매력적이고 자연스럽게, 영속한 이해에까지 도달하게끔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교사의 ‘아날로그적 아티스트’ 역량을 필요로 한다. ■ AI 디지털교과서와 스토리텔링 기반 문제해결학습의 만남 스토리텔링 기반 문제해결학습은 학생들의 사고를 촉진하고, 문제 해결에 있어 상당한 몰입감을 제공함에 있어서 효과적이다. 본 수업에서 등장하는 학급의 AI 마스코트인 AI 드림이는 여러모로 학생들의 도움이 필요한 금쪽이 AI이다. 다수의 수업에서 학생들이 탐구한 지식을 자신의 말로 AI 드림이에게 해보도록 함으로써 개념 이해와 내재화에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스토리텔링적 가상의 산물인 셈이다. 'AI 드림이와 알록달록 마을'이라는 몰입감 있고 친숙한 내러티브(Narrative)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시하였고, 학생들은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문제 해결의 여정을 AI 드림이와 함께 하게 된다. 본 수업은 초등학교 4학년 2학기 수학과 분수의 뺄셈 단원 중 하나 차시이며, 분수의 뺌셈과 덧셈의 학습을 실시한 후, AI 디지털 교과서(천재 4-2 수학, 박만구)가 분석해 준 평가 결과와 대시보드를 통해 학생들의 분수의 뺄셈이 분수의 덧셈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정보를 기반으로 실시되었다. 다시 말해, 분수의 뺄셈과 덧셈 관련한 개념을 전반적으로 습득한 상태에서 문제 풀이의 전략을 상호작용 기반으로 드릴링(Drilling)하는데 본 수업의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