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대중화되면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변화는 늘 있어왔던 일이지만, 지금은 개인이나 조직이나 향후 노선을 어느 때보다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로 보인다. 지금 하는 선택에 의한 향후 누적 결과의 격차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렌드 읽기란 ‘관점(perspective)’을 선택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관점이란 곧 입장이다. 같은 현상도 누구 입장에서 바라보는가에 따라 다른 의미가 된다. 필자는 조직이라는 환경 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입장, 그리고 그들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리더’의 입장에서, 향후 성장 전략에 반드시 참고해야 할 현재진행형 변화들을 총 10가지로 요약해 살피려고 한다. 이는 대부분 기술기반경제 영역에 국한되는 내용이며, 기술의 원천 생산자보다는 기술 응용자·활용자 관점에서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눌 내용은 향후 자신만의 노선을 결단하고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전략적 체크리스트가 되어줄 수는 있을 것이다. 특히 필자와 이런 질문을 공유하는 독자라면, 더 깊은 차원에서 동기 유발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룰 수 있는 것들,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까?”
앞으로 주목해야 할 10대 이머징 트렌드를 총 10회에 걸쳐 관견(管見)하고, 주체적인 경제활동 플레이어가 내다보아야 할 이슈들을 함께 논해보자. 연재에 앞서, 각 트렌드의 핵심 개념과 주요 시사점을 살펴본다.
맨파워를 바꾸는 흐름
1.
초생산성과 개인 생산성 초격차
2.
소프트스킬 퍼스트
시스템을 바꾸는 흐름
3.
스킬 기반 HRD
4.
AI가 가속화하는 교육-인사 통합
5.
AI가 고도화하는 L&D 생태계
6.
AI가 지원하는 멀티모달 러닝
맨파워와 시스템 변화로 인해 힘이 실리는 영역
7.
모두를 성장시키는 변화관리
8.
인재육성형 리더십
트리거로 작용할 요인들
9.
솔로프리너 이코노미
10.
커뮤니티 평생학습
초생산성 창출 도구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 글로벌 유저가 급증하고 있는 노코드 툴
1.
초생산성과 개인 생산성 초격차 AI 도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보통 사람도 글로벌 환경에서 단숨에 대규모로 초생산성(hyperproductivity)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AI 활용이 조직 생산성 차원의 문제에서 개인 생산성 차원으로 확대 발전하여 일반인도 분야에 상관 없이 자신의 일을 기술·정보·지식 관점에서 바라보고 AI 활용점을 발굴해 초생산성을 향유하는 계층이 증가할 전망이다. 그 누적된 결과는 새로운 비즈니스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개인 역량을 평가하고 등급화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대두할 가능성이 있다. 개인별 학습력, 상상력, 실행력에 따라, 개인이 낼 수 있는 생산성 격차가 상상을 능가할 정도로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평생학습은 선택이 아닌 생존 의무가 될 것이다.
글로벌 소프트 스킬 교육 시장 규모는 2021년에 24,142백만 달러를 차지했으며, 2030년에는 66,075백만 달러의 시장 규모를 달성하여 12.2%의 연평균 성장률 예상, Acumen Research and Consulting
2.
소프트 스킬 퍼스트 소프트 스킬(soft skill)이 우대받는 세상이 오고 있다. 분야마다 속도전이 벌어지고 원격근무와 협업 비중이 커지는데다, AI가 기술 활용 능력 중심의 하드 스킬(hard skill)을 빠르게 보완하고 대체해가기 때문이다. 공감력, 소통력, 협업능력, 창의성, 대인관계스킬, 리더십, 갈등해결능력, 전략적 사고, 비판적 사고, 유연성, 문제해결력, 윤리의식 등 가시적이지 않지만 생산성을 결정하는 능력들이 소프트 스킬의 범주에 포함된다. 자격증이나 성적으로 측정가능했던 하드 스킬 보유자들에 비해 조직에서 저평가되어 온 소프트 스킬 우수자에게 역량 발휘 기회를 늘리고 리더십 포지션을 부여하는 조직이 늘어날 것이다. “Soft skills make perfect(소프트 스킬이 완벽을 만든다).”
한국 대표 기업교육업체 패스트캠퍼스의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스킬 기반 인재 개발 전략>, 2024 atd Korea Summit
3.
스킬 기반 HRD 직무역량 중심이었던 재직자 역량개발 체계에 스킬 중심 접근을 접목하는 조직이 늘어난다. 개인별 맞춤형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은 기본이 된다. 여기에 HRD 운영관리 시스템에 AI 플랫폼을 결합하게 되면서 HRD 시스템 운영 전반이 스킬 중심으로 정교화되고 통합되는 흐름(Skill-Based HRD)이 나타난다. 전통적인 직책·직무 체계 속에서 다소 경직되어 있었던 일과 사람 간 매칭이, 시시각각 변하는 사업환경과 직무에 필요한 스킬과 해당 스킬을 보유한 사람들 간의 유연한 매칭으로 변화한다. 이러한 변화는 중장기적 HRD 전략 하에 대규모 초기 투자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대기업 위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조직 인적자산 관리 관점에서 추진의 완급조절과 개인별 커리어 성장 비전을 지원하는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 본질적으로 재직자 관점에서 스킬 관리가 의미 있으려면, 사업(일, 직무)에 대한 깊은 이해와 동기부여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SK그룹 계열사 재직자 9만여 명이 사용하는 통합플랫폼 my SUNI 사례 (2024 atd Korea Summit) - 개인 스킬에서 출발해, 커리어 개발, 역량 수급 기획, 재배치까지 한 플랫폼에서 해결 추구
4.
AI가 가속화하는 교육-인사 통합 역량개발(HRD)에서 나아가 인사관리(HRM)까지 하나의 AI 구동 플랫폼 내에서 해결하는 통합관리 솔루션이 급부상한다. AI 기반 인사 시스템은 개인 역량·경력 프로필과 채용, 배치, 성과관리 등을 자동화하여 전반적인 인적 자원 관리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이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대상으로 편입함으로써 인사관리 전 과정의 객관화, 공정성 제고, 효율화에 기여한다. 교육을 포함해, HR 전 영역에 드는 비용 대비 성과에 대한 ROI 측정이 용이해진다. 교육-인사 통합솔루션 외주화는 데이터 보안 등 리스크가 상존하므로 대규모 조직은 시스템 내재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AI를 접목한 HRD와 인사 시스템 통합은 조직의 인재 개발과 관리에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중장기 인적 역량 관리 전략이 선행되어야 하며, 세심한 변화관리와 윤리적·법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일하는 법을 전수하고 배우는 방식의 변화는 곧 L&D의 변화를 의미
5.
AI가 고도화하는 L&D 생태계 AI 접목이 확산되면서, 재직자를 둘러싼 조직 안팎의 L&D(Learning & Development) 환경이 더 개인화되고, 효율적이며, 혁신적인 방향으로 발전한다(AI-powered L&D). 재직자들이 더 이상 정형화된 내부 교육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도 쉽게 지식과 노하우를 정리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고도화된 환경이 만들어진다. AI로 인해 학습자가 전문적인 영역 지식(domain knowledge)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학습 경험에 노출될 수 있다. 사내 동아리 활동이나 사외 교류 활성화를 AI가 지원함으로써, 더욱 유기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L&D를 바라보면 인위적인 교육 콘텐츠 개발이나 시스템 구축보다 자연스럽게 활성화되는 L&D 생태계를 활용하는 것이 조직에 더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인위적으로 구 시대 교육시스템 구축 방식을 반복하지 않고, 사내 동아리 등 조직 내 소통과 협력을 촉진하는 문화와 사외 교류 활성화 장려가 더 나은 선택이 된다.
관세법 보드게임, 수입화물검사 VR(가상현실) 프로그램, 품목분류 전자게임 등 다양한 멀티모달 교육법을 도입해 한국 공공기관 최초론 2022년 전미인재개발엽회(atd) 베스트어워드를 수상한 관세인재개발원
6.
AI가 지원하는 멀티모달 러닝 다양한 학습법과 기술을 통합해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러닝이 보편화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러닝도 멀티모달의 일종이다. 학습자와 학습목표에 맞는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VR/AR, 상호작용 기법을 조합하여 AI가 다양한 학습자별 니즈와 학습 스타일을 지원하며, 각자의 필요에 맞는 실용적 맞춤형 교육 제공이 표준이 된다. 스마트폰 등 소형 단말을 이용한 단시간 학습 요구가 증대되면서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모바일 러닝(M-Learning) 콘텐츠 증가도 예상된다. 멀티모달 러닝에 AI 기반 학습관리 시스템이 접목되면서 학습자 맞춤형 피드백 등 각종 지원이 가능해져, 교육관리 수월성이 향상된다. 조직 구성원 간 격차 해소, 콘텐츠-학습방식 간 부조화 해소, 세대별 학습방식 선호 차이로 인한 불만 해소 등 목적으로 멀티모달 러닝 도입이 증가하며, 빠른 습득 필요한 스킬 위주로 ‘원 포인트 레슨’이 가능한 솔루션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조직 내 학습 자원과 외부 자원 간 조화로운 활용 지혜가 필요하다.
교육투자 ROI에 대해 CEO가 알고싶어하는 것 - <Demonstrate the Impact and ROI of Learning and Talent Development>, ROI Institute
7.
모두를 성장시키는 변화관리 전방위적 AI 접목과 그에 따른 혁신 드라이브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저항과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AI 도입이 추구하는 효율화와 생산성 증대에 대한 조직 관점과 구성원 관점이 늘 일치할 수는 없다. 이에 '모두를 성장시키는 변화관리' 리더십이 중요해진다. 조직의 중장기적 성장 목표와 개인 성장 목표의 정렬(alignment), 명확한 커뮤니케이션과 추진 과정의 투명성, 새로운 시스템과 기술에 적응하고 최적화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기간 관리 등, 이 모든 과정에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철학과 의사결정 방식을 요구하게 된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개인은 중장기적 성장 비전과 로드맵 설정에 대한 불안감과 막연함을 경험하고 있으므로, 변화 필요성, 목표점, 방법(과정)에 대한 조직적 시각과 개인적 시각이 조화를 이루도록 늘 사람에서 시작하는 관리 리더십이 요구된다. 변화관리 성공은 결국 사람에서 시작되며, 조직 내 구성원의 공감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AI 도입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조직이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들 중 하나일 뿐이며, 문제해결의 시작부터 끝까지 ‘사람’에서 먼저 시작하는 아날로그 접근의 가치가 더 부각될 것이다.
글로벌 리더십교육 투자는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앞으로도 성장 예상되며 국내도 고급인재 유치 경쟁과 맞물려 글로벌 흐름과 동조 예상
8.
인재육성형 리더십 조직적인 리더십 개발 투자가 증가하며, 리더들에게는 고급 인재 육성 책임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급격한 비즈니스 환경 변화와 전방위적인 AI 도입으로 일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요구되면서, 리더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직 내 인적 요소의 중요성이 부상하면서 조직 생산성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인재육성형 리더십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 리더십 개발에 있어 AI와 데이터 분석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인간적 요소에 대한 이해와 지혜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 AI 도입은 리더십 양성과 인재경영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변화 관리, 윤리적 문제, 그리고 인간적 요소와의 균형을 맞추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전세계에서 주목해야 할 솔로프리너 비즈니스 모델, 비즈니스 스킬을 선별해 알려주는 고품질 뉴스레터 <조쉬의 프로덕트 레터>
9.
솔로프리너 이코노미 AI 환경에서 '솔로프리너(solopreneur) 이코노미'가 급성장하며 새로운 경제활동 영역을 창출하고 있다. 이는 개인이 글로벌 AI 환경을 활용해 중견기업에 버금가는 생산성과 수익성을 달성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디자이너, 온라인 강사, 컨설턴트 등 다양한 직업군의 1인 사업가들이 독자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여 새로운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솔로프리너들은 전통적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민첩하게 소비자 요구와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며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선봉장이다. 이들은 작은 자원으로 큰 성과를 거두며 경제 다변화와 새로운 롤모델 제시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조직에게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시장 기회를 포착하는 데 영감을 줄 것이다. 자율성을 추구하는 인재들일수록 경직된 조직에서 벗어나 역량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는 앞으로 조직 인재 유지·영입 전략에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솔로프리너 성장 비즈니스를 리드하고 있는 <조쉬의 프로덕트 레터> 주인장 조쉬가 운영하는 솔로프리너 랩
10.
커뮤니티 평생학습 빠른 성장을 원하는 개인들의 커뮤니티가 증가하면서 그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자생적 커뮤니티는 기술, 비즈니스, 커리어 개발 등 주제에 대한 공동 학습과 네트워킹을 중심으로, 멤버들에게 빠른 성장과 성공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어준다. 잘 관리된 커뮤니티는 고품질 평생학습 수요를 흡수하며, 조직은 이러한 학습 커뮤니티화의 파트너십을 내부 인재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커뮤니티는 작은 조직이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찾고 채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타 분야 최신 트렌드와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를 조직 내 혁신에 활용하는 아이디어 뱅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잠재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커뮤니티 영향력 확대는 조직의 경직된 구조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재들의 탈출를 가속화하는 큰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상 10가지 이머징 트렌드는 일차적으로는 주로 대규모 조직경영 관점에서 유용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모두 우리가 매일 활동하게 될 운동장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개인이나 작은 조직 관점에서도 향후 선택가능한 성장 전략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 해석의 자유와 활용의 창의성은 독자 개인의 몫이다.
앞으로 총 10회에 걸쳐 위 10대 트렌드가 말해주는 것들을 살펴보면서, 일, 조직, 성취에 대해 오직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통찰과 상상력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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