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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와 판타지에 진심인 너드들 👽
240912 소설 ‘두 발로 걷는 남자 괴담’
김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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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두 발로 걷는 남자 괴담’ (위래 작가, 우주라이크소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모두가 네발로 기는 세상에서 나 혼자 두 발로 서 있다니…
벗어나려 할수록 점점 더 꼬여가는 아찔한 평행세계
여기저기 떼인 돈을 받으러 다니던 성윤은 어느 날 육백만 원을 빌려 간 병찬에게서 이상한 제안을 받는다. 이자 대신 그만한 값어치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것. 어이없긴 하지만 내심 솔깃해진 성윤은 술잔을 앞에 두고 잠자코 병찬의 이야기를 듣는다. 병찬이 꺼내놓은 이잣값은 무려 엘리베이터 괴담. “엘리베이터를 타고 어떤 순서대로 버튼을 눌렀다가 내리면 다른 세계로 간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들어본 적 있으세요?” 그렇게 평행세계로 이동하는 방법을 알게 된 성윤은 매뉴얼대로 실행에 옮기고, 정말로 다른 세상에 도착하고 만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사람들이 다 네발로 기어 다니는 게 아닌가. 이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윤은 다시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미궁에 빠지고 마는데…….
목숨을 연장하는 수단이자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한 장치인 줄로만 알았던 ‘엘리베이터 괴담’이 주인공을 수렁으로 몰고 간다. 과연 그 종착지는 어디일까? 셰에라자드의 천일야화를 반전시킨 듯 신선한 플롯과 씁쓸하고도 기묘한 여운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이야기! (출처 : 리디)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용사없는 하늘 아래’처럼 리디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3만자로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전개를 종잡을 수 없는 소설이라 추천드리고 싶어 가져왔습니다. 스릴러 장르 잘 못 보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작품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자주 들어본 ‘엘리베이터 괴담’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저 어릴 때는 엘리베이터에 타서 특정 규칙을 수행하면 디지몬 세계로 갈 수 있다는 괴담이 돌았답니다. 그래서 이 소설이 매우 반가웠습니다. 위에 언급한 줄거리대로 엘리베이터로 여러 차례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되는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갑니다. 마치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희미해지는 악몽을 꾸는 것같습니다.
영화 ‘에에올’이 다중 우주의 긍정버젼을 그리고 있다면 이 소설은 절망편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설의 길이는 길지 않지만 영화를 본 것처럼 이미지가 그려집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영상화가 된다면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악마와의 토크쇼’같은 느낌이 될 것 같다 생각했습니다. 대여하면 천원이라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처음 읽어보는 전개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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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은
240926 만화 ‘안녕, 에리’
📖 만화 ‘안녕, 에리’ (후지모토 타츠키) 〈체인소 맨〉, 〈룩 백〉 후지모토 타츠키 작가 최신작! 〈이 만화가 대단해! 2023 남성편 2위〉 수상작! 병으로 죽어 가는 어머니가 주인공인 영화를 제작한 유타. 학교에서 그 영화를 상영한 계기로 만나게 된 미소녀 에리. "네 영화, 완~전! 재미있었어." 에리는 유타의 새 영화 제작을 응원하며 돕고, 두 사람은 그렇게 유대감을 쌓아 간다. 하지만 이어지는 비밀과 반전…! 내가 죽기까지의 과정을 찍어 줬으면 해…. 병든 어머니의 소원으로 시작된 유타의 영상 제작. 어머니의 죽음 후, 자살하려던 유타는 수수께끼의 미소녀 에리와 만난다. 두 사람은 공동으로 영화 제작을 시작하지만, 에리는 어떤 비밀을 품고 있었는데…. 현실과 창작이 교차해 익스플로전하는, 영화에 건 청춘 이야기!! (출처 : 네이버 시리즈)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지난주 소개해드린 ‘룩백’의 작가가 그린 단편 만화 ‘안녕, 에리’입니다. 이 만화는 특이하게도 만화가 아닌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만화는 엄마의 부탁을 받아 투병 중인 엄마를 찍다 결말엔 엄마가 있는 병원을 폭파시키는 영화를 찍은 유타가 처음으로 자신을 인정해준 에리를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엄마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슬픔을 이해할 수 없는 영화로 만든 유타는 에리의 가르침 아닌 가르침을 받으며 영화에 대해 공부하고 영화를 다시 만들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스토리라인과 구성이 잘 맞아떨어집니다. 만화 컷 구성도 시네마틱 스코프로 설정해 더더욱 영화같습니다. 이 부분은 만화책을 펼치면 바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만화가 어려우신 분들도 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다만 이 만화는 룩백과 달리 영상화가 기대가 되지는 않습니다. 영화에 대한 만화이지만, 만화에서만 할 수 있는 연출법들이 나와서 보는내내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지난주에 소개한 ‘룩백’과 비슷한 유형의 감정과 여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과를 나온 제게는 에리가 유타에게 해주는 조언이 학부 시절 들어본 조언과 유사해서 놀랐을 정도입니다…ㅎㅎ 오히려 만화보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더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한번만 보고 책장을 덮기보다는 여러번 읽으면서 결말에 대해 유추해보고, 나만의 해석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채은
240919 개봉작 추천 영화 ‘룩백’
오늘은 오랜만에 개봉작 추천드릴게요. 한시간 밖에 안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 영화 ‘룩백’ (2024) “만화를 그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림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한 ‘후지노’ “세상에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세상과의 단절 속에 그림만이 전부였던 ‘쿄모토’ 만화를 향한 한결 같은 마음으로 잊지 못할 사계절을 함께한 두 소녀의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가 시작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동명의 단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원작 작가는 후지모토 타츠키입니다. ‘파이어펀치’와 ‘체인소맨’을 그린 작가로 유명합니다. 다만 앞에 소개해드린 두 작품과는 감성이 다릅니다. 룩백은 조금 더 대중적이고 따뜻한 영화니 걱정말고 감상하시길 추천드립니다…ㅎㅎ 이 작품은 만화로 연결된 두 소녀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며 학보에 연재를 연재했던 둘이 함께 커가는 과정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다루고 있습니다. 원작 만화를 충실히 따라가고 있습니다만,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연출이 꽤 있습니다. 원작 만화를 보신 분들도 다시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최소한의 정보를 드리자면 결국 이 영화는, 이 만화는 창작자를 위한 작품입니다.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예술가들은 이야기와 작품을 만들까요. 그렇게 고생해서 만든 작품은 고생의 정도와 비례해서 성공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만들어져야 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세상을 위해서도, 관객을 위해서도 아닌 창작자 본인을 위해서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하는 작품이지만, 이 작품은 만화를 좋아하는 문제를 떠나서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영화를 보신 이후에 보면 좋을 원작 작가의 집필 후기를 첨부하겠습니다. 스포 주의🚨 (스포일러 주의-직접적인 스포는 아닙니다만 주의를 요합니다) 17살에 저는 야마가타의 미술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였기 때문에, 다들 이대로 그림이나 그려도 괜찮은 것인지 의문을 품었을 거예요. 그림을 그려 봤자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픈 마음에 이시노마키로 피해 복구 자원봉사를 갔습니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는 저와 같은 생각일 미대생과 체육 대학 학생들이 잔뜩 있었어요. 이시노마키에 도착해서 주택 한 구역의 도랑을 가득 메운 흙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흙을 자루에 담아 트럭까지 운반하는 작업을 하루 내내 했지만, 도랑의 흙을 전부 퍼내지는 못했어요. 30명 정도가 온종일 달라붙어서 했는데도 해내지 못한 것에 무력감을 느꼈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다들 시무룩했죠. 함께 작업했던 체육 대학 학생이 "저희가 온 의미가 없었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자원봉사는 그 후에 딱 한 번 더 다녀왔지만, 그걸 끝으로 더는 가지 않게 됐어요. 유화를 그리느라 돈이 들어서, 비용 마련을 위해 만화를 그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17살 때부터 쭉 그 무력감 같은 것이 절 떠나질 않아요. 또한 몇 번인가 슬픈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제가 하는 일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감각이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최근에 슬슬 이 감정을 발산하고자 <룩 백>이라는 만화를 그렸습니다. 그려 봤더니 신기하게도 아주 약간은 마음의 정리가 된 것 같아요. 그 상태로 지금 이 단편집을 보니까 무력감 속에서 그린 것뿐만 아니라 배를 엄청 곯으면서 그렸던 일, 내 친구와 그림 연습을 했던 일 등등이 하나둘 떠올랐어요. 왜 암울한 일만 되새겼는지 궁금해질 만큼 즐거운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후지모토 타츠키, 단편집 <17-21> 후기”
김채은
240905 웹툰 ‘네버엔딩달링’
📖 웹툰 ‘네버엔딩달링’ (완결) "남자친구의 집에서 죽어있는 나를 발견했다." 복제산업으로 생명 연장이 가능한 시대. 취준생 윤하임은 이 기술을 만든 남자친구 지근후와 연애 중이다. 어느 날, 하임은 우연히 그의 집에서 자신의 시체를 발견하고, 자신이 복제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끊임없이 죽고, 복제 당하는 반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출처 : 네이버 웹툰)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58660 오늘은 가볍게, 하루만에 달리기 좋은 웹툰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89화로 금방 볼 수 있는 분량이지만, 기승전결이 뚜렷한 게 큰 장점입니다.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세우지만, 결국 그 속에 있는 주인공 하임과 주변인물들의 케미로 완결까지 끌고 갑니다.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점 중 하나가 바로 주인공 하임이 매력적이라는 점입니다. 남자친구의 집착 때문에 끝도 없이 죽고 다시 태초 마을로 돌아오는 역경에도 불구하고 하임은 대쪽같은 자신의 성격을 계속 유지합니다. 이 작품의 작은 스포를 하자면 로맨스의 부분이 미세하게 있습니다만 전 그 부분이 유치하지 않게 잘 어우러졌다 느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이 방에 계신 분들은, 그리고 SF 소설과 영화를 자주 보신 분들에게 이 작품의 소재가 신박할까?라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SF가 한꼬집 들어간 성장 드라마라고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영상화가 된다면 꽤 인기가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괜찮습니다. 최근 SF나 판타지 영화를 추천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작품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그래서 만화 추천이 조금 많아진 것 같네요 :) 저는 다음에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