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19 개봉작 추천 영화 ‘룩백’
오늘은 오랜만에 개봉작 추천드릴게요. 한시간 밖에 안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 영화 ‘룩백’ (2024) “만화를 그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림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한 ‘후지노’ “세상에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세상과의 단절 속에 그림만이 전부였던 ‘쿄모토’ 만화를 향한 한결 같은 마음으로 잊지 못할 사계절을 함께한 두 소녀의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가 시작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동명의 단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원작 작가는 후지모토 타츠키입니다. ‘파이어펀치’와 ‘체인소맨’을 그린 작가로 유명합니다. 다만 앞에 소개해드린 두 작품과는 감성이 다릅니다. 룩백은 조금 더 대중적이고 따뜻한 영화니 걱정말고 감상하시길 추천드립니다…ㅎㅎ 이 작품은 만화로 연결된 두 소녀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며 학보에 연재를 연재했던 둘이 함께 커가는 과정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다루고 있습니다. 원작 만화를 충실히 따라가고 있습니다만,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연출이 꽤 있습니다. 원작 만화를 보신 분들도 다시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최소한의 정보를 드리자면 결국 이 영화는, 이 만화는 창작자를 위한 작품입니다.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예술가들은 이야기와 작품을 만들까요. 그렇게 고생해서 만든 작품은 고생의 정도와 비례해서 성공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만들어져야 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세상을 위해서도, 관객을 위해서도 아닌 창작자 본인을 위해서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하는 작품이지만, 이 작품은 만화를 좋아하는 문제를 떠나서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영화를 보신 이후에 보면 좋을 원작 작가의 집필 후기를 첨부하겠습니다. 스포 주의🚨 (스포일러 주의-직접적인 스포는 아닙니다만 주의를 요합니다) 17살에 저는 야마가타의 미술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였기 때문에, 다들 이대로 그림이나 그려도 괜찮은 것인지 의문을 품었을 거예요. 그림을 그려 봤자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픈 마음에 이시노마키로 피해 복구 자원봉사를 갔습니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는 저와 같은 생각일 미대생과 체육 대학 학생들이 잔뜩 있었어요. 이시노마키에 도착해서 주택 한 구역의 도랑을 가득 메운 흙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흙을 자루에 담아 트럭까지 운반하는 작업을 하루 내내 했지만, 도랑의 흙을 전부 퍼내지는 못했어요. 30명 정도가 온종일 달라붙어서 했는데도 해내지 못한 것에 무력감을 느꼈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다들 시무룩했죠. 함께 작업했던 체육 대학 학생이 "저희가 온 의미가 없었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자원봉사는 그 후에 딱 한 번 더 다녀왔지만, 그걸 끝으로 더는 가지 않게 됐어요. 유화를 그리느라 돈이 들어서, 비용 마련을 위해 만화를 그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17살 때부터 쭉 그 무력감 같은 것이 절 떠나질 않아요. 또한 몇 번인가 슬픈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제가 하는 일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감각이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최근에 슬슬 이 감정을 발산하고자 <룩 백>이라는 만화를 그렸습니다. 그려 봤더니 신기하게도 아주 약간은 마음의 정리가 된 것 같아요. 그 상태로 지금 이 단편집을 보니까 무력감 속에서 그린 것뿐만 아니라 배를 엄청 곯으면서 그렸던 일, 내 친구와 그림 연습을 했던 일 등등이 하나둘 떠올랐어요. 왜 암울한 일만 되새겼는지 궁금해질 만큼 즐거운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후지모토 타츠키, 단편집 <17-21>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