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12 만화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이 텐트 방에 계신 분들은 완결작을 더 좋아하실까요, 아니면 작품을 따라가는 재미를 음미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새로운 에피소드, 다음 책을 기다리는 걸 (괴로워하면서도) 즐거워하는 편이에요ㅎㅎ 오늘 추천드릴 작품도 아직 완결나지 않았고 1권만 나왔지만 너무 유니크한 작품이라 추천드립니다! 📖만화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1권/미완결/산호)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로 위기를 맞은 세상 속에 살아가는 마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노블이다. 우리는 “많은 것이 소리 없이 무너지는” 여름을 보냈다. 폭염에 말라 바스러지고, 가차 없는 폭우에 녹아 문드러지고 휩쓸려 갔다. 이처럼 지독한 여름이 해를 거듭할수록 길어지고 있다. 사랑하는 존재들이 파괴되고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좀처럼 괜찮아지지 않는 저릿한 마음으로 끝나지 않는 계절을 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거대한 파괴의 흐름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무력감과 죄책감이 마음을 병들게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세상에는 산 것보다 살아남은 것이 더 많으니 우리는 서로를 돌봐야 한다고. 이것은 우리의 이야기이자 만신나루에 사는 마녀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연이 병들어버린 세상에서 눈짓 한 번으로 파도를 잠재우고 손짓 한 번에 숲을 세웠다는 위용은 다 과거의 영광이 되었다. 지금 이들은 만신나루라는 마녀 보호구역에 유폐된 처지다. 마름병을 앓는 잎사귀처럼 온몸 곳곳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불치병을 앓으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그래도 무심코 마트에서 손에 쥐었다가 싹이 나게 해버린 감자를 이것도 인연이라며 밭에 심고, 많은 비를 견디고 살아남은 무화과 열매로 잼설기를 만들어 나누며 살아간다. 마치 무력해지는 순간조차 일상을 유지하고 주변을 돌보며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들처럼.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4629346 지난 번에 소개드린 ‘이 편지가 도착하면은’에도 참여한 산호 작가의 만화책입니다. 산호 작가님 특유의 그림체가 현대를 살아가는 마녀의 이야기가 잘 어우러집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환경이 크게 망가져가는 세상 속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마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마녀라는 소재는 개인적으로 저에게 너무 흥미로우면서도 어려운 거 같아요. 마녀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뾰족한 모자와 빗자루를 탄 여자가 생각나기도 하죠. 또 누군가는 화형당한 여자들을 떠올리기도 할거고요. 매력적인 여성상이 되기도 하고, 가슴 아픈 역사의 일부분이 되기도 하죠. 아직 1권까지만 나와 스토리와 복선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제가 지난 번에 추천드린 ‘극락왕생’을 재밌게 보셨다면 이 작품도 재밌게 보실 것 같습니다. 극락왕생보다 코미디적 요소는 별로 없지만 작품이 주는 따스한 위로는 비슷한 것 같아요. 여러분은 기후 변화를 얼마나 체감하고 두려워하시나요. 쓰레기만 만들 줄 아는 인간이 참으로 싫어지다가도 결국 내 피부를 맞대고 데워주는 체온에 큰 위로를 받기도 하죠. 세상이 참 싫어지다가도 매년 돌아오는 제철 과일을 입에 베어물 때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