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Sign In
SF와 판타지에 진심인 너드들 👽
240808 소설 ‘구부전’
김채은
👍
📖 소설 ‘구부전’ (듀나)
지금이야 “뱀파이어”라는 편리한 말이 있어서 설명하기 쉽지만, 조선 시대에 피를 빨아야 사는 사람들이 나타났다면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소설은 조선 시대에 느닷없이 일어난 뱀파이어 사건을 요새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회고록 형식을 취한다. 아흔아홉 칸 대저택의 며느리로 시집간 한 소녀가 기막힌 입담으로 시댁 식구들과 치렀던 피 튀기는 한판 전쟁을 들려주는데. 어쩌면 조선과 세계의 역사가 뒤바뀔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 소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출처 : 책 소개)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한국 SF 소설을 성립한 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듀나 작가의 단편 소설 ’구부전‘입니다. 위에 언급된 대로 이 소설은 조선시대에 갑작스레 나타난 뱀파이어와 이를 지켜본 한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인간을 매료해 피를 얻는 설정을 위해서 뱀파이어를 매력적인 외형을 가졌다고 묘사한 매체들이 많을 텐데요. 이 소설은 그 지점을 확실하게 비틀어서 보여줍니다. 흉악한 외형에 가부장적인 시댁 뱀파이어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소설이라 그런지 묘사와 설정이 매우 탄탄합니다. 소녀가 그때 있던 일들을 떠올리는 회고록의 형태라서 대사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매우 빠르게 진행됩니다. 뱀파이어가 된 시댁 식구들이 주인공을 착취하는 과정이 너무 현실적이라서 웃겼습니다. 듀나 작가만 할 수 있는 신묘한 풍경이라 생각해요.
아주 오래전에 소개해드린 영화’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와는 또 다른 뱀파이어라서 즐거웠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게 뱀파이어에 대한 가장 또렷한 이미지를 줬던 건 ’트와일라잇‘ 시리즈였던 거 같아요. 그 시리즈는 그 시리즈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한 장르와 클리셰를 구축한 작품들은 모두 박수를 쳐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
소개해드린 단편 소설 말고도 다른 작품들도 책에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치만 저는 표제작인 ’구부전‘을 가장 추천드립니다!
무더운 날씨인데 다들 언제나 건강조심하시고 뱀파이어 조심하세요 😈 그럼 전 또 다른 작품 추천으로 찾아오겠습니다!
Subscribe to 'tent'
Welcome to 'tent'!
By subscribing to my site, you'll be the first to receive notifications and emails about the latest updates, including new posts.
Join SlashPage and subscribe to 'tent'!
Subscribe
👍
김채은
240829 만화 ‘스피릿 서클’
전생 체험이 한창 유행처럼 돌았던 때가 있었죠. 한국에서 살고 있는 누군가가 사실 전생에서 이집트에서 살고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이 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죠. 전생을 믿든, 믿지 않든 추천드리고 싶은 만화가 있습니다. 📖 만화 ‘스피릿 서클’ (2012, 미즈카미 사토시, 총 6권) “여기서 만난 게 1만년째! 넌 앞으로 일곱 번 죽어야 해.” 중학교 2학년생인 오케야 후타의 반에, 이마에 커다란 흉터가 있는 미소녀 코코가 전학 온다. 당당한 그녀가 신경 쓰인 후타는 친하게 지내고 싶어 말을 걸지만, 코코는 불같이 화를 내며 다짜고짜 무기를 휘두르는데? 전생에 전생으로 이어온 인연, 그리고 전생 체험을 하는 스피릿 서클. 오케야 후타와 코코의 영혼으로 묶인 진실과 비밀은? (출처 : 시리즈)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480D230811130?LINK=NVE 6권으로 깔끔하게 완결난 이 작품은 ‘윤회’, ‘전생’에 대해 아주 심도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영혼이 보이는 주인공 후타는 자신을 죽이겠다 말하는 전학생과 부딪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전학생 옆에 영혼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죠. 이 이야기는 왜 전학생 코코가 주인공을 그렇게 죽이고 싶어했는지를 깊이 파고듭니다. n번 지속된 이들의 인연 그 끝을 따라갑니다. 후기를 찾아보니 데즈카 오사무의 ‘불새’, 그리고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와 유사한 전개를 보인다고 언급하시네요. 이 작품의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는 권수가 지날수록 스피드가 붙고 전개가 굉장히 휘몰아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 또한 1권에서 2권 넘어가는 그 포인트가 가장 길었지, 그 이후는 굉장히 빠르게 봤답니다. 후타가 목격하는 전생과 그 퍼즐이 모일수록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바로 ‘아생자 유면관리 센터’ 속칭 침대 에피소드였습니다. 이 에피소드가 궁금하시다면 얼른 작품 보시길 추천드려요:) 저는 개인적으로 불교를 믿는 불자라서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더욱 묵직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전생과 윤회의 고리라는 추상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인물들이 가지는 감정선과 스토리는 (불교를 믿지 않고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쉽고 보편적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 사는 나의 모습은 이렇지만 내가 만약 중세시대, 유럽에서 태어났다면? 요런 상상도 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여러 재난을 겪으며 일상이 달라졌다고 느낀 분들에게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작가 미즈카미 사토시는 실제로 전생 체험을 해봤다고 합니다. 자신의 전생을 그대로 담은 에피소드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작가의 후기를 보니 저도 재미삼아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전 또 다른 작품 추천으로 찾아오겠습니다 :)
👍
1
김채은
240822 영화 ‘서던 리치’
작가 ‘러브크래프트’는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공포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라고 언급한 적 있습니다. 앎의 가치는 인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었고 무지의 공포는 우리의 발을 움켜잡아 한 발짝도 못 움직이게 만듭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무지와 무력감에서 오는 공포에 관련된 영화입니다. 🎬 영화 ‘서던 리치:소멸의 땅’ (2018) 정부의 비밀 임무에 참여했던 남편이 실종되자, 리나는 5인조 여성 탐사대에 참여한다. 한 발짝 다가갈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의문의 수렁. 'X구역'의 비밀은 무엇인가? https://m.kinolights.com/title/62501 이 작품은 전에도 소개해드린 영화 ‘엑스 마키나’를 연출한 알렉스 가랜드의 SF 호러 영화입니다.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습니다. 삼부작인 소설 중 가장 첫번째 소설 ‘소멸의 땅’을 영화화했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미지의 파장 ‘쉬머’가 점차 커지고 그 안에 들어갔다가 살아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주인공 리나의 남편 케인도 쉬머에 들어갔다가 크게 다친 채 돌아옵니다. 리나도 결국 쉬머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영화는 아주 진중하고 무섭게 흘러갑니다. 무서울 정도로 절제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한 국립공원에서 쉬머가 나타난 설정이라 영화가 만들어내는 공포의 방식과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이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쉬머 속 X 구역의 비밀도 전혀 시끄럽지 않고 우아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영화가 가장 잘하는 포인트는 바로 ‘미지의 공포’입니다. 주인공의 눈 앞에 나타나는 존재는 아마 처음 보는 느낌일 것 같습니다. 지난 번에 소개해드린 만화 ‘풀 나이트’ 속 식물보다 조금 더 고어합니다. 에일리언 시리즈 속 제노모프와는 전혀 다른 공포를 줍니다. 생물학 SF 스릴러라는 힌트만 드리겠습니다 :) 서던 리치를 소개해드리려고 후기를 찾던 중 에스파의 아마겟돈 뮤비 속 디자인이 서던 리치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 있더라고요. 다시 보니 저도 동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 서던 리치와 함께 보기 좋은 에스파의 뮤비도 같이 공유하겠습니다! https://youtu.be/nFYwcndNuOY?si=XAGgeEI6IoLUsBmM
김채은
240815 만화 ‘풀 나이트’
📖만화 ‘풀 나이트’(1권, 연재중) 어두운 세계관 속에서 감정에 호소하는 걸작. 두꺼운 구름에 가려 볕이 들지 않게 된 머나먼 미래의 지구. 식물이 시들어 산소도 희박해진 세계. 하지만 인류는 사람을 식물로 변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하여 적게나마 산소를 생산하며 연명해 갔다. 이런 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카미야 토시로는 소꿉친구 호우라이 요미코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식물로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는데…. 사람으로서 죽을 것인가, 식물로서 살아남을 것인가. …절망의 세계에서 인류가 결정해야 하는 궁극의 선택- (출처 : 책 소개)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46837252623?cat_id=50005727&frm=PBOKPRO&query=만화+풀+나이트&NaPm=ct%3Dlzs63zzc|ci%3De88415a9d5d9e1818ae7c595ae28097c048e6ade|tr%3Dboknx|sn%3D95694|hk%3Ddc0de85e72d9f0c0707a3586a006d70193ae7931#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아직 한권밖에 나오지 않은 만화입니다. 한국에선 오직 1권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감히 추천드립니다. 1995년 생인 신인 작가 야스다 카스미의 작품입니다. 두꺼운 구름 탓에 햇빛이 사라진 먼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 속에선 식물과 산소가 희박해진 설정입니다. 결국 인류는 사람을 식물로 변화시키는 ‘전화’라는 기술을 개발합니다.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인간은 마치 안락사처럼 전화를 자원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식물이 되기까지 2년, 거액의 돈을 흥청망청 쓸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이 존재합니다. 주인공은 모종의 이유로 전화를 신청합니다. 식물과 사람 그 사이의 모습을 한 작화가 꽤 고어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피가 낭자하지 않는 만화라 더욱 작품만의 서늘함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햇빛이 들지 않는 지구의 풍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식물이 자라난 모습도 곱씹다 보면 소름이 돋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와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마숲’의 경우 조금 더 남겨진 사람간의 연대에 집중했다면, 이 작품은 더 넓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관이 가진 힘과 1권 마지막에 보여지는 강렬함은 ‘풀 나이트’가 훨씬 강하답니다. 사랑한 사람이 식물이 되어 그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없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살아가는 것이 죄책감이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버텨야 할까요? 다음 권이 기대되는 SF 만화라 추천드립니다 :) 다음 주엔 식물 SF와 관련된 영화 추천으로 찾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