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의 중심지라는 지리적 이점이 '당일치기가 가능하다'는 약점으로 작용하는 데다, 숙박·편의시설인 호텔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등 핵심 인프라가 미흡해지면서다. 타 도시에 비해 관광 도시 이미지가 옅다는 점도 한계다.
이 같은 여건에서 지역 관광 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선 '체류형 관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숙박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상징성 있는 호텔을 유치하는 등 관광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게 해당 산업 생태계 회복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란 목소리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 내 관광호텔은 총 17개다. 이 중 3성급 JH레전드 호텔은 무기한 휴업 중이라 사실상 16개가 남아 있다. 5성급 호텔은 신세계 센트럴시티 호텔 오노마 1곳뿐이다.
지역 호텔업계는 유성 관광특구의 몰락과 함께 쇠퇴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관광 수요와 트렌드가 변하던 중 코로나19까지 겹치며 호텔들은 잇따라 폐업과 매각 사태를 겪었다. 폐업한 호텔 부지엔 주상복합 등 공동주택이 대거 들어서면서 관광특구의 상징성은 퇴색됐고 인근 상권에도 타격이 불가피했다.
이미 관광 이미지가 약했던 대전에서 호텔업계 쇠퇴는 '숙박 관광' 비중을 낮추는 데 더해, 지역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전시가 2년 전 발표한 '제7차 대전권 관광개발계획(2022-2026년)' 안에는 "대전은 당일 관광(여행)이나 숙박 관광(여행) 모두 선호되는 관광도시가 아니며, 다양한 도시 이미지 요소 중 관광 부문은 절대적으로 약한 평가를 받고 있다" "거리적 장점으로 숙박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의 호텔 객실 수가 유지된다면 2026년 1분기 2만 1746명의 숙박 관광객이 객실을 구하지 못할 것" 등 지역 관광 산업의 현주소가 가감없이 진단되기도 했다.
유성호텔이 폐업하기 전 작성된 만큼 당시보다 현재 상황이 개선됐다고 판단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대전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관광 방문객 수도 최하위 수준이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전국 방문자 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 대전에 8455만 명이 방문했다. 17개 시·도 중 13번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숙박시설 확충은 관광 산업 성장을 위한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
대전관광공사가 지난해 만 15세 이상 대전 방문객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선 대전 여행지를 선택한 주된 이유 중 '숙박 등의 편의 시설'(1.1%)이 최하위 답변으로 위치했다.
결국 체류로 이어질 수 있는 관광 콘텐츠 개발과 숙박시설 공급으로 도시 관광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고질적인 '노잼 도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맞춤 관광 전략을 구상하는 것도 중대 과제다.
김근종 건양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대전은 기존에 있던 호텔도 없어지는 등 숙박 관광에 있어 한계가 있다. 타 도시와 견줘 관광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야간 관광, 스포츠 관광, 구도심 투어 관광 등 숙박으로 연계될 수 있는 콘텐츠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호텔도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매머드급, 특급호텔이 상징적으로 들어오면 관광 도시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