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역할의 종신보험

Created at

📌 “물려받을 게 없어서 더 준비해야 했던 건, 부모님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서울에서 사회 생활 중인 30대 중반의 평범한 남성분 이셨다.
친구들 중엔 이미 부모님에게 증여 받은 사람도 많으셨고,
미래의 상속까지 계산하는 사람도 있으셨다.
하지만 상황이 달랐다.
부모님은 작은 자영업으로 평생을 버텨오셨고,
2억여원 하는 집이 전부다.
나는, 물려받을 게 없다.
20대 내내 원망했었지만, 이제 30대 중반에 다가서니.
원망보다는 무덤덤하다.
대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자산은 못 받지만,
부모님의 ‘마지막’은 준비해야겠다. 마지막은 원망하고 싶지 않다.”
그 생각이 강하게 든 건,
작년에 주변에 아버지나 지인들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때였다.
장례식장을 준비하면서 2,000만 원 가까운 돈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나는 그날 밤 이불 속에서 **‘혹시 우리 집은?’**을 계산해봤다.
부모님은 힘든 생활에, 갖고계신 보험이 실비조차 없으셨다.
실제로, 장례비와 사후정리를 위해 쓸 수 있는 돈은 모두 내가 부담해야 한다.
이건 현실적인 이야기다.
부모님의 죽음을 이야기하는게 불경스럽고, 불효스럽고, 불편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언제나 다른 법..
그래서 상담을 요청했다.
내 고민을 다 듣고 나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상황에선 큰 보험료 부담을 감당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OO님이 보험료를 내시고, 부모님을 피보험자로 종신보험에 가입해서
장례비와 최소한의 정리 비용을 확보하시는 게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그렇게 나는 부모님 명의로 2,000만원 사망보장과 간병보험.
딱 장례비, 그리고 아파도 치료를 망설이지 않을 정도의 간병비.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받을 사람은 나.
내가 보험료를 내고 있다.
한 달 식비 조금 줄이면 가능하다.
친구들은 말한다.
“네가 부모님 보험까지 들어?
자산도 없는데 너만 손해 보는 거 아냐?”
나는 말한다.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자산은 못 받지만,
마지막 순간에 ‘슬픔 말고 돈 걱정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고.”
보험 하나로,
나는 부모님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슬픔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그걸 만들어주는 건 결국 현실적인 자산이다.
그리고 솔직히,
이 보험은 나를 위한 보험이기도 하다.
그 순간이 오면, 부모를 잃는 슬픔만 감당할 수 있도록
경제적 걱정은 최소화할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