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편지, 김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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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편지 앞에 눈물이 속절없이 흐른다. <한 명> 보다 더 구체적인 묘사가 펼쳐진다. 꼭 읽어야 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괴롭다면, 책의 내용이 너무 괴롭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요. 아이를 가졌다. 무수히 찾아 온 일본 군인들 가운데 아이 아빠가 누군지도 모른다. 그저 아이를 가졌다는 것만 알았다. 아이가 병신으로 태어나길 바라는지, 죽은 채 태어나길 바라는지, 알 수가 없다. 기다린다, 닭띠로 태어날 아이를 그저 기다린다. 형언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누구나 생존을 바란다. 생존은 삶의 미덕이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상황에서 생존을 바라는 게 어떻게 헛된 희망이 될 수 있을까. 결국 살아남는다는 건 당위성을 부여받은 사실이다. 아이를 낳았는지,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알고자 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이 책을 읽은 우리는 모두 청자와 독자가 되었다. 이제는 이 이야기를 모르는, 모르고 싶어하는 자들에게 화자가 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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