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쓰는 산문은 이렇게나 시적이구나,, 싶어. 고요함이, 단정함이 문장이 되어 쌓이고. 눈송이처럼 소복소복 내려앉아 무無가 되는 그런 이야기들. 시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이렇게 새하얗고 방긋대는 이야기구나 싶어. 얘들아 이 책에서 향기가 난다. 푸른 창호지 향기가, 아니면 은은한 연꽃의 향기가, 눈송이 향기가 난다. 책이, 문장이 향기를 풍겨... 나는 이 책에 중독되지도 않았고, 매료당하지도 않았지만, 이 책에 온 몸을 맡기게 되었어.
흰 눈이 쌓일 때 눈물이 나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조끼는 왜 그런 형태인지 알고 싶다면,
소를 생각하면 왜 눈물이 왈칵 나는지 알고 싶다면,
어느 비구니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고명재 시인의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올해 첫 만점. 시인이 쓴 산문집에서도 시가 읽히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흰 종이, 흰 눈송이, 흰 무명, 흰 목련,, 온갖 희고 여린 것들 생각이 났다. 단정하고 고요한 것들 생각도 났다. 희붓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 단어를 엮고 문장이 되고 사랑으로 찾아오는 것들 이야기였다. 진짜 너무 좋았다,, 끊임없이 태깅하고 문장을 하염없이 들여다봤다. 고명재 시인이 말하는 사랑이 이런거구나 싶어 한숨이 나왔다. 100가지 이야기였다,, 가감없이 딱 100가지의 이야기로 사랑을 말하고 있다. 그는 모든 이야기를 시처럼 말한다. 시가 아닌 이야기도 시로 읽혔다. 이런 사랑 이야기라면 끝없이 사랑을 말하고 싶다. 구순口脣을 더듬으며 투명한 사랑을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