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라이프>. 읽은 사람은 모두 눈물을 펑펑 흘린더랬다. 그런 후기에 가볍게 시작했다. 후회하냐고 ? 그렇다 후회한다. 이 책을 모르던 때로 가고싶지는 않지만, 아는 지금 마음이 너무 무거워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내 아기 천사 주드 너를 만난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야. 너를 모르던 때의 삶보다 안 이후의 삶이 나에게 더 필요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기 주드가 천사인 것과는 별개로 주드에게 간 온갖 형벌, 체벌, 학대, 폭력 같은 것들이 너무나도 끔찍해서 때때로는 책을 읽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흐리게 페이지를 보며 빠르게 넘긴 적도 있다. 그 모든 것이 주드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그 폭력들은 절대로 당연해지면 안되는 것들이었다. 한야 야나기하라 작가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썼을까 ? 주드에게 가해지는 이 모든 것들이 작가로써, 창작자로써 당연히 행해도 된다고 생각했을까 ? 이건 작가로써 주인공에게 내리는 형벌이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불행 포르노 라는 단어를 주드에게, 주드의 인생에게 쓰고싶지 않았지만 경멸적으로 이 작품에 행해진 폭력을 바라본다. 그런 의미에서 불행 포르노 라는 말보다 더 어울리는 단어를 찾을 수는 없을거라 생각한다... 작품의 표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찡그리면서 고통을 참아내는 것 같은 남자의 얼굴. 주드보다는 주드를 흉내내는 제이비 같기도 해서 욕지거리를 참을 수 없었다. 나는 표지를 보며 제이비를 생각한다. 그가 행했던 끔찍한 짓을. 나는 월럼이다. 월럼이 되기로 한다. 주드를 보호하고, 주드의 자기 혐오를 감내하고, 그를 위로하며 사랑하기로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주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사랑받는 주인공이다. 몇번의 고비를 넘겨내고 자신을 사랑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삶을 살아가기로 했던 주인공.
리디에 올라온 수많은 BL 소설을 생각한다. 그 소설들과 이 소설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한다. 네 친구가 있고, 월럼이 있고, 주드가 있고, 둘이 사랑을 하고, 고난이 있고, 다시 둘이 사랑을 하고, 월럼이 죽고, 주드가 죽는다. 무엇이 다른가 그 소설들과 이 소설이. 생각을 하고 또 해봐도 다른 지점을 찾지 못했다. 떠오른 생각들에 대해 모두 반박을 할 수 있었고, 반박에 대한 반박, 다시 그 반박의 반박... 끝없는 뫼비우스 띠 같았다.
주드의 인생에 대해 사사건건 논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그의 불행과 고통을 낱낱이 파헤치는 것과 같고, 주드는 그 일을 제일 힘들어 했기 때문이다. 너를 상처주고 싶지 않아 주드. 주드의 인생에서 행복이 없었냐고 ? 주드는 주드 나름대로 행복했다. 친구들이 있었고, 사랑하는 해럴드와 줄리아가 있었고, 월럼이 있었고, 일. 너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던 일이 있었지. 주드의 변호사 일에 대해 말해야 겠다. 그게 얼마나 그를 섹시하게 만들어 주었고, 어떻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 같은 사람이 되었는지. 그는 무엇이든 될 수 있었지만 언젠가 말한 등식의 공리처럼 그가 변호사를 하게 되었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 주드는 어떤 날엔 모든 걸 잊기 위해 일을 했지만, 어떤 날은 모든 걸 되찾기 위해 일을 했다. 그게 좋았다. 주드의 변호사 일이 연약한 그의 피부를 감싸는 단단한 등갑처럼 보여서.
또 무엇에 대해 말해야 할까 ? 아직도 마음에 응어리가 진 듯 하고, 하고 싶은 말을 다 꺼내지는 못했다. 월럼에 대해서 말해야 할까, 또는 앤디, 해럴드와 줄리아. 주드와 관련된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말하면 조금 마음이 나아질까. 주드에 대해 말할까 어쩔까 나는 아직도 갈팡질팡이다. 책을 완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의 내 마음은 꽉 움켜진 부들이 되었고, 터진 부들마냥 새어나가는 게 느껴졌다.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삶을 살아나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 ? 이건 삶을 살아나가는 것에 대한 책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고통 속에서도 인내하면서 소중한 삶을 살아나가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고. 그래 나는 분노한다. 그런 자기 좋은 합리화를 하며 이 책을 읽어나갈 수는 없노라 분노한다. 그러기엔 누군가가 너무나도 끔찍한 고통과 형벌을 맞이하며 살아나가지 않았냐고 누군가의 멱살을 잡고 따지고 싶다.
이 책이 좋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독자를 방관자로 만드는 책은 좋은 책이 될 수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별점 또한 주지 않았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추천하지도 않을거다. 하지만 읽는다는 사람을 말리려 하지는 않으려 한다. 그가 주드와 만날 운명이었다면 신께서 그렇게 안배하셨겠지.. 이 책을 읽으며 신을 바라봤다. 명징한 눈맞춤은 아니었다. 조금은 물기 많은 눈맞춤이었겠지. 내 아기 천사 주드, 때로는 진부한 말일지라도 이 말을 아껴두었어.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