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빈 배 상태에서 그물이 찢어지는 사건이 찾아온 것은, 결혼식입니다. 백수상태로 여러가지 디자인 외주업무로 생계는 유지했지만 결혼 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고, 그 상태에서 집을 구하기란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나 결혼식 1달 전, LH 청년부부 임대주택의 예비자가 30명에서 모두 빠지면서 입주를 할 수 있었고, 보증금은 가족들이 당장 쥔 돈을 모두 빼, 빌려주었습니다. 마침내 저희 집과 아내 집에서 구속사 말씀을 처음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고, 무사히 결혼예배는 은혜가운데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혼'만' 한 상태로 여전히 구직자 신분으로 있으니 더 좌절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받은 은혜가 있지만 떠나달라고 한 베드로의 심정이었습니다. 건설업계에 계신 장인어른을 따라 건설현장 일용직을 허락해주셨음에도, 불투명한 미래와 처지만 보이니 구속사 말씀에서 더 떠나고 싶었습니다.(8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