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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록=관찰일지

내가 꾸준히 하다가~말다가~ 다시 하다가~말다가~ 하는 것 중에 가장 으뜸인 것은 '일기'다.
아주 어렸을 땐 방학 숙제로 초등학교 고학년쯤부턴 문구류를 좋아하면서 다이어리나 노트에 종종 쓰곤 했다.
그러고 중고등학생 땐 쓰지 않고 대학생~군대 들어가기 전쯤인 11, 12년도에 에버노트를 알게 되면서 조금 써보다 전역 후 복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썼는데 이때 에버노트의 주요 메모가 일기였다.

나는 일기를 '일기록'이라고 했는데 나한테 '일기'는 너무 사적인 이야기, 마음 속 이야기를 하는 뉘앙스라 '기록'에 더 목적을 둔, 그 기능을 목표로 한 글쓰기라 '일기록'이라 제목을 지었다.
왜냐하면 전역하고 복학하면서 디자인과 관련된 것들을 한창 디깅하던 쫓던 시기라 스크랩을 잔뜩 했었다. 전시, 토크 가서 얻은 리플렛, 웹에서 본 기사, 이미지, 글귀, 폰카로 찍은 사진 등 다람쥐처럼 보이는 일용한 영감의 양식들을 멈추지 않고 에버노트와 컴퓨터 폴더에 집어넣어 두었다. 그리고 얻은 정보나 인사이트도 기록하고.

물론 맨 처음 얘기한 것처럼 하다가~말다가 했다. 그럼에도 으뜸이라 칭하는 건 3~4개월 매일 하다 한 한두 달 뜸해졌다가 다시 3~4개월 매일 하는 이 주기를 지녀서 내가 의식적으로 반복해서 하는 활동 중엔 가장 길게 하고 밀도가 높달까. 그렇게 일기록은 일종의 내 보조 기억장치이자 기억 검색엔진 역할을 해왔다. 에버노트로 썼던 가장 큰 이유였는데 시기와 키워드에 맞는 내 일상과 정보를 다시 정확히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꺼낼수록 손상되고 왜곡된다. 이런 왜곡 없이 필요한 정보를 쏙쏙 꺼내보는 건 나로서 디자이너로서 누군가의 친구, 지인으로서 훌륭한 보고가 된다. 물론 열람의 기능을 맛보는 게 자주 있는 건 아니라 기록하는 시간 대비 열람하는 효율로 따져봤을 때 효과적인가?는 세모....

그렇게 일기록을 몇 년 써오다가 길게 못 쓰게 된 시기가 있다. 너무너무 바쁘고 신경 쓸 게 제일 많고 스트레스가 높았던 때, 어려서 내가 나를 잘 모르고 150%, 200% 달리던 때.
그러다 결국 공황, 번아웃, 무기력이 연이어 왔고, 무기력이 수개월 지속되고 길어지면서 다시는 내가 이전의 나로 못 돌아가는구나...라고 체념할 즈음, 지인이 비슷한 이유로 상담받다가 상담사분이 일기를 써보라는 얘기와 효과를 느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렇게 2-3년 만에 일기를 다시 썼다. 그 때문일까 아니면 체념한 마음 때문일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점점 마음과 몸의 상태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크게 무너짐으로서 덕분에 나를 더 알게 된 계기)

정말 바쁘고 몸과 마음이 소진되어 일기록을 못쓰기 전에도 비슷하게 바쁘긴 했다. 바빠도 일종의 강박(좋게 말하면 루틴)처럼 일기를 써왔다. 당시에는 '기록'이 목적을 두고, 그렇게 의식하고 썼지만 돌이켜보면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며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되는 감정이나 지친 정서를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하고 정리했던 시간이었던 거 같다. 안 함으로써, 역체감으로 느낀 효능이었다.

그러다 오늘 이 유튜브[<당신은 늦지 않길. 내가 잘하는 것을 찾은 방법>](https://youtu.be/roFWphjAr8g?si=6reRV7ManOzs9g9v)가 상단 알고리즘에 떠서 보게 되었다. 공감되는 내용도, 배워 시도해보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특히 공감되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 내용이 [관찰 일기(버그 북) 대목](https://youtu.be/roFWphjAr8g?list=LL&t=693)이었다. 주체가 되어 글쓰는 게 아닌 내가 나를 관찰하며 쓴 기록이 되었을 때, 판단이 없고 쌓인 기록에서 패턴을 발견해 더 나은 방향과 더 나은 한걸음을 마련하는 것. 나의 '일기록'을 이렇게 고도화하고 싶어졌다. 

지혜를 키우고 통찰의 깊이감은 '물음표'로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빠르고 편한 시대에 취해 쉽게 '마침표'를 찍어가는 태도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채 늘어가고 일종의 세태가 되어가는 가운데, 판단짓는 마침표보단 물음표와 쉼표를, 꾸준한 교정과 퇴고가 필요한 것 같다. 일기록, 영상에서 말하는 관찰 일기(버그 북)이 이러한 것에 좋은 방법이 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삶은 보고, 듣고, 읽고, 쓰고, 짓고의 반복이기도. φ(^ω^*)ﾉ

_**현재 메모앱은 노션을 사용하고 있다. (에버노트→원노트→에버노트→노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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