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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인간 학습의 본질을 성찰하며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이 인간의 학습능력을 넘어서고 의식마저 모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과연 '인간의 학습'이란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인간의 학습이란 단순히 데이터를 축적하고 문제에 반응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무의식의 경험을 의식적으로 탐구하고 가시화하여 내면화하는 과정이자, 습득한 지식을 다양한 맥락에 전이하여 활용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인간은 외부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의미를 구성하고 재구성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이를 인공지능의 학습과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차이점이 발견됩니다. 인공지능은 대량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하여 패턴을 인식하고 문제에 대응하는 데 뛰어난 성능을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본적으로 통계적 상관관계에 기반한 학습일 뿐, 인과관계를 추론하거나 맥락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인간은 비록 정보처리 속도는 느리지만, 적은 데이터로도 개념을 일반화하고 유추할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학습 과정을 메타인지적으로 성찰하고 통제할 수 있으며, 이는 보다 심층적이고 능동적인 학습으로 이어집니다. 기계에겐 결여된 창의성과 공감, 윤리의식 역시 인간 학습만의 고유한 특질이라 하겠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인공지능과 인간 학습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인간 마음의 작동 방식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령 인공신경망 모델은 인간 뇌의 정보처리 과정을 단순화해서 보여주는 하나의 은유로서, 이를 통해 무의식적 경험이 어떻게 의식적 지식으로 발전하는지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의 패턴 인식이나 창발적 특성에서 인간 직관과 통찰의 메커니즘의 단초를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인공지능 모델을 인간 정신에 그대로 투영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적어도 인간 인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가설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연구의 학제적 가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인간의 메타인지 능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기 성찰의 과정이 학습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인공지능 모델과 비교하며 탐구한다면 기존의 학습관에 일정한 보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 고유성에 대한 성찰과 기술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입니다. 기계의 발전에 인간의 가치가 위협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다움의 본질을 재발견하고 심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을 경계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연구하는 개방적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인간과 기계의 학습을 다각도로 비교 분석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맞았습니다. 이를 통해 인간 마음의 미지의 영역을 새롭게 탐구하고, 나아가 인간 고유의 학습 역량을 고양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니까 인공지능 기술과 인문학적 성찰이 만나 인간 이해의 지평을 한 단계 넓히는 여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