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감정을 경험한다. 기쁨, 슬픔, 분노, 절망, 그리고 희망까지. 이런 감정들은 우리 삶의 동력이자 인간다움의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종종 이 소중한 감정을 잃어버리곤 한다.
바쁜 일상에 치여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일 여유를 잃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큰 상처와 아픔에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마치 김유강 작가의 그림책 '마음여행' 속 주인공처럼 말이다. 주인공은 어느 날 문득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렸음을 깨닫는다. 더 이상 기쁨도 슬픔도 느끼지 못한 채,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감정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곧 삶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감정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이 떠난 마음 찾기 여정은 곧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림책 사진 출처 : 마음 여행 / 저자 : 김유강(글/그림)
여정을 마치고 주인공은 자신의 마음을 되찾는다. 하지만 그 마음은 쪼그라들어 있었다. 아픔과 상처로 인해 움츠러든 채로. 하지만 그때 마음요정의 말이 주인공에게 깨달음을 준다.
"마음이 작아진 게 아니라 네 마음자리가 커진 거야."
쪼그라든 마음은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성장을 의미한다. 우리가 겪은 아픔과 좌절의 순간들이 우리의 마음을 더 깊고 넓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상처 입은 만큼 우리는 세상을 更넓게 품을 수 있게 된다. 타인의 고통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마음요정은 주인공의 마음자리에 희망의 씨앗을 심어준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설령 깊은 좌절과 절망의 순간이 있더라도, 그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꿈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다. 비록 지금은 작고 연약할지 모르지만, 그 씨앗을 품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언젠가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김유강 작가는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삶의 무게에 지쳐 쪼그라든 마음은 없나요? 그렇다면 가엾은 마음을 너무 탓하지 말아요. 그 역시 당신을 크고 깊은 사람으로 만드는 소중한 과정임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의 씨앗을 잊지 마세요.
우리의 감정을 발견하는 여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좌절과 절망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된다.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선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우리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오늘도 수많은 감정의 풍랑 속을 항해하는 우리 모두에게 이 그림책이 전하는 응원이 닿기를. 잃어버린 우리 감정을 다시 찾는 여정을 멈추지 않기를.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더 깊고, 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