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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마케팅의 비밀을 열다

일자
2024.07.19(금)
이름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뇌, 마케팅의 비밀을 열다』
필사 O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가 의식적이고 이성적일 것이라는 가정은 우리의 환상일 뿐이다. 고객의 구매 결정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며 여기엔 항상 감정이 개입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감정을 통해서만 가치와 의미를 부여받는다.
우리는 ‘이성’과 ‘감정’을 서로 대립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 우리 뇌에서 작동하는 이성의 궁극적인 목표는 ‘긍정적인 감정을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최소화하며, 단기적, 중기적, 장기적으로 최상의 감정적 결과를 얻는 것’이다.
필사 X
인간의 뇌에서 의식적이고 합리적이며 컴퓨터처럼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는 신피질이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한다고 가정했다. 하지만 뇌 손상을 입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감정이 의사 결정 과정에 결코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히려 감정이 없이는 절대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예를 들어 뇌의 감정 처리 영역이 손상된 환자들은 돈을 건 카드 게임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성을 담당한다고 여겼던 대뇌도 감정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대뇌의 전면부는 (감정적인) 계산 능력의 중심부로 소비자가 시간, 돈, 노력을 최소한으로 투입하여 최대의 쾌락을 얻을 방법과 가능성을 계산하는 데 관여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자. 대뇌의 전면부는 변연계에서 불러온 일화 기억episodic memory이나 자전적 기억autobiographical memory 속 감정적 경험과 이미지 신호를 평가하고 계산한다. 그러면 대뇌의 중간 영역과 그 아래에 있는 대뇌 기저핵이 구체적 행동으로 전환하는 행동 계획을 세우고 한편으로 대뇌 후면부(후두엽)와 측면부(측두엽)는 물체를 인식하고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그림 1-5〉가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현대 모델을 간단하게 보여 준다.
일자
2024.07.22(월)
이름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뇌, 마케팅의 비밀을 열다』
파란
글씨만
필사
<비교 강화: 과대 포장의 비밀>
뇌는 빠르고 대략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주변 환경의 정보나 신호를 활용하여 대상을 평가한다. 주변에서 보내는 신호가 실제로 평가 대상과 관련이 없어도 뇌는 이를 비교 대상으로 활용한다. 따라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감정을 담을 때 특히 주변 환경을 적절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 뇌는 대부분 제품 자체의 가치를 직접 인지하기보다는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단서를 무의식중에 찾기 때문이다. 뇌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단서라면 모두 받아들인다.
<그림 4-16> 고급스러운 환경 속 향수
<그림 4-17> 저렴한 상품들 속 향수
나는 작은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고 각 집단에 〈그림 4-16〉과 〈그림 4-17〉 중 하나를 보여주며 제품의 판매 가격을 추정하게 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그림 〈그림 4-16〉을 본 집단은 제품의 가격을 평균 8만 원으로 추정했고, 〈그림 4-17〉을 본 집단은 제품을 평균 4만 원으로 추정했다. 동일한 제품이었지만 〈그림 4-16〉의 고급스러운 환경은 제품의 가치를 무의식적으로 두 배 높였다. 우리 뇌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도 인접한 두 대상을 일반화하여 연결한다. 이러한 무의식적 메커니즘은 특히 과대 포장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내용물은 보이지 않고 용량을 나타내는 숫자가 매우 추상적으로 느껴질 때 뇌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시각적 인상에 의존하여 무의식적으로 ‘큰 포장에는 많이 들어 있을 거야!’라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또 다른 실험 역시 이러한 메커니즘의 효과를 보여준다. 실험 참가자들은 커피를 받고 낯선 사람들을 평가해야 했다. 한 집단은 미지근한 커피를 받았고 다른 한 집단은 갓 내린 뜨거운 커피를 받았다. 뜨거운 커피를 마신 사람들은 미지근한 커피를 마신 사람들보다 낯선 사람을 훨씬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냄새와 관련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불쾌한 냄새가 나는 방에서는 낯선 사람을 무의식중에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심지어 평가지와 함께 제공된 볼펜의 상태도 무의식중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찢어진 평가지나 헌 볼펜을 받은 참가자들은 낯선 사람을 훨씬 나쁘게 평가했다. 따라서 감정 강화를 위해서는 제품의 판매 환경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일자
2024.07.22(월)
이름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뇌, 마케팅의 비밀을 열다』
필사 X
<사회성 강화: 부드러운 접촉의 힘>
미국 한 대학에서 특별한 실험을 진행했다. 다양한 카페에서 일하는 종업원을 대상으로 홀수 날짜에는 고객에게 계산서를 전달할 때 무심히 팔이나 어깨를 스치도록 지시했다. 결과적으로 ‘접촉의 날’인 홀숫날에는 다른 날보다 팁이 약 20% 더 많았다. 사소한 접촉이 고객의 뇌에 무의식적으로 ‘이 사람은 당신의 친한 친구다’라는 신호를 보내어 더 많은 팁을 내게 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미용사, 의사, 마사지사는 고객의 가장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듣곤 한다. 이 직업군은 고객과 신체 접촉을 자주 하기 때문이다.
필사 O
<보상 강화: 보상 체계를 자극하는 지름길>
선물은 사회적 상호 보상 역할 외에도 뇌에서 특별한 효과를 발휘한다. 예상하지 못한 보상은 우리의 보상 체계에 큰 영향을 준다. 제2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보상 체계는 기대하지 않았던 보상에 특히 강하게 반응한다. 할인, 보너스, 포인트, 마일리지, 추가 혜택 등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메커니즘 때문이다. 내가 쓴 『신경 마케팅』에 실린 본대학교 베른트 베버Bernd Weber 연구원과 팀원의 논문에 따르면 할인은 보상 체계의 핵심인 측좌핵을 활성화하지만, 동시에 사고와 계산에 관여하는 뇌 영역을 비활성화한다. 보상 체계는 ‘예상보다 더 많은 것’에 반응한다. 특히 액체 세제 ‘아리엘Ariel’이 제품 함량을 다르게 표시한 사례가 인상적이다(〈그림 4-9〉 참고). 기존 포장에는 ‘20회 사용 가능’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새로운 포장에서는 ‘18회+2회 사용 가능’이라는 문구가 덧붙여져 있다. 같은 사용 횟수이지만 소비자는 이 문구에 보상 체계를 자극 받기 때문에 더 가치 있는 소비를 했다고 여기게 된다.
일자
2024.07.24(수)
이름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뇌, 마케팅의 비밀을 열다』
파란색
글씨만
필사
<작은 선물과 함께 쌓이는 정>
눈치 빠른 기금 모금자는 기부자에게 작은 것을 선물할 때 모금액이 몇 배로 늘어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작은 정육점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원리다. 엄마와 함께 온 아이에게 소시지 한 조각을 시식하게 주면 엄마의 지갑이 조금 더 열리곤 한다. 약사는 약품을 할인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무의식적 메커니즘을 활용해 증정용 상품을 나누어 주며 고객을 유치한다. 또, 이탈리아 레스토랑은 식사가 끝난 후에 그라파 또는 아마레토 한잔을 무료로 제공한다. 그러면 손님은 그라파 한잔은 충분히 벌고도 남는 팁을 낸다.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인간의 사회적 뇌 구조는 “나에게 해준 만큼 나도 너에게 돌려주겠다”라는 원칙을 지닌 상호 보상 원리를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집단에서는 구성원 간의 내부 결속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선물’은 이 결속력을 오랜 시간 동안 견고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선물을 주는 사람은 받는 사람에게 호감을 사고, 선물을 받은 사람은 이 무의식적 부채를 상환하고 싶어 한다.
미국 과학지 미국 과학지 《아카이브 오브 인터널 메디슨》에 2009년 선물의 효과에 대한 실험 결과가 실렸다. 의과대학 학생들로 이루어진 한 그룹은 콜레스테롤 감소제의 이름이 인쇄된 필기구, 책받침, 메모장 등의 선물을 받았고, 다른 그룹은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 조금 뒤, 모든 참여자는 효과는 비슷하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한 다른 약과 이 약을 비교하여 개인적 의견을 제출해야 했다. 선물을 받은 그룹은 선물을 제공한 제조사의 약을 훨씬 더 선호했으며 저렴한 약보다 효능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선물은 사회적 상호 보상 역할 외에도 뇌에서 특별한 효과를 발휘한다. 예상하지 못한 보상은 우리의 보상 체계에 큰 영향을 준다. 제2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보상 체계는 기대하지 않았던 보상에 특히 강하게 반응한다. 할인, 보너스, 포인트, 마일리지, 추가 혜택 등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메커니즘 때문이다. 내가 쓴 『신경 마케팅』에 실린 본대학교 베른트 베버Bernd Weber 연구원과 팀원의 논문에 따르면 할인은 보상 체계의 핵심인 측좌핵을 활성화하지만, 동시에 사고와 계산에 관여하는 뇌 영역을 비활성화한다. 보상 체계는 ‘예상보다 더 많은 것’에 반응한다. 특히 액체 세제 ‘아리엘Ariel’이 제품 함량을 다르게 표시한 사례가 인상적이다(〈그림 4-9〉 참고). 기존 포장에는 ‘20회 사용 가능’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새로운 포장에서는 ‘18회+2회 사용 가능’이라는 문구가 덧붙여져 있다. 같은 사용 횟수이지만 소비자는 이 문구에 보상 체계를 자극 받기 때문에 더 가치 있는 소비를 했다고 여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