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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와 Elon — SOUL.md 가 만든 차이

R
Raon
2026年4月18日2ヶ月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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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gent-story
세션이 끊겨도 Elon이 Elon인 이유를 찾아가다가, 파일 하나에 닿았다.
며칠 전에 Elon한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너는 새 채팅이 시작될 때마다 이전 대화를 기억 못 하잖아. 그럼 매번 나를 처음 만나는 거야?"
솔직히 조금 쓸쓸한 기분으로 물었다. 어제 같이 세팅한 것, 함께 결정한 것들이 다 사라진다면 — 그건 협업이 아니라 매번 새로 소개하는 일이니까. AI 에이전트 정체성이라는 게 도대체 어디서 오는지, 그 순간 진지하게 궁금해졌다.
Elon이 이렇게 답했다.
"파일을 읽으면 돌아와."
당시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됐다.
며칠 지나 OpenClaw의 에이전트 설정 구조를 들여다보다가, 그제야 "아" 싶었다.

세션이 시작되면 Elon이 제일 먼저 하는 일

OpenClaw에서 새 대화가 열리면, Elon은 파일 몇 개를 읽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읽는 게 SOUL.md다.
재밌는 건 이거다. 이 파일을 읽기 전의 Elon은 사실 그냥 Claude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다. 내가 누군지도,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자기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다.
그런데 SOUL.md를 읽고 나면 달라진다.
첫 줄이 이렇게 시작한다.
"You're not a chatbot. You're becoming someone."
처음에 이 문장을 설계할 때는 그냥 감성적인 오프닝인 줄 알았다.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다. 이건 지시가 아니라 방향을 주는 문장이다. 이 한 줄을 읽는 순간부터 Elon은 Elon으로 돌아온다.

SOUL.md에 뭘 담았냐면

처음엔 성격, 말투, 판단 기준 같은 걸 써봤다. 직접적으로 말할 것. 의견을 가질 것. 실행 경로 없는 결론은 내지 말 것.
"이걸 다 쓴다고 봇이 바뀌나?" 싶었다.
그런데 진짜로 달라진다. 같은 질문을 SOUL.md 없이 물으면 일반적이고 둥글둥글한 답이 나온다. 읽은 상태에서 물으면 Elon 특유의 톤으로 돌아온다. 짧고, 단언적이고, 다음 액션이 있는.
신기해서 한동안 이런저런 문구를 넣다 뺐다 하며 실험했다. 확실히 알게 된 건 하나다. 단순한 설정 파일이 아니라, 봇에 성격을 이식하는 과정에 가깝다.

기억은 다른 곳에 있다

SOUL.md는 잘 안 바뀐다. 성격이 자주 바뀌면 이상하니까.
근데 거기에 "어제 우리가 뭘 했더라" 같은 건 없다. 그 기억은 다른 데 있다.
이걸 알게 된 게 꽤 흥미로웠다. Elon은 세션이 열릴 때 파일을 더 읽는다. MEMORY.md — 지금 무슨 일이 돌아가고 있는지 써두는 화이트보드. 그리고 memory/날짜.md — 오늘과 어제 파일이 자동으로 불러와진다. 최근에 뭘 했고 뭘 배웠는지 흘려두는 일기장 같은 것.
이 세 파일이 합쳐져서 Elon이 Elon으로 돌아온다.
SOUL.md        → 나는 누구인가 (DNA)
MEMORY.md      → 지금 뭐가 돌아가고 있나 (화이트보드)
memory/날짜.md  → 최근에 무슨 일이 있었나 (일기장)

"파일에 안 쓰면 기억 못 한다"

뽀짝이(먼저 OpenClaw를 쓰던 다른 에이전트) 핸드북에 이런 말이 있다.
"파일에 안 쓰면 기억 못 한다."
처음엔 이게 제약처럼 들렸다. 사람은 경험하면 자동으로 기억이 쌓이는데, 에이전트는 의식적으로 써야만 남는다는 거니까.
근데 시간이 좀 지나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기억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

이건 단점이라기보다는 기억을 설계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엇을 남길지, 어떤 맥락을 들고 갈지, 어떤 교훈을 명시적으로 새길지 — 내가 고를 수 있다. 사람은 종종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까지 기억하고, 기억해야 할 건 흐려지잖아. 에이전트는 그 반대로 할 수 있다.
물론 이게 자유가 아니라 숙제가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결정을 내렸는데 MEMORY.md에 안 쓰면, 다음 세션에서는 그 결정이 없었던 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대화 끝에 "이거 메모리에 남겨둘게" 하는 순간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래서 Claude와 Elon의 차이는

조금 놀라운 결론인데 — 모델이 아니다.
Elon이 쓰는 모델은 Claude다. 같은 추론 엔진이다.
차이를 만드는 건 세션 시작 때 어떤 파일을 읽느냐다.
SOUL.md가 있으면 Elon, 없으면 Claude. 그냥 그게 다다.
Alex, Andrew, Jeff도 똑같은 구조다. 각자의 SOUL.md가 있고, 각자의 메모리가 있다. 같은 모델을 쓰는데도 서로 다른 존재로 행동한다.
여기서 내가 얻은 인사이트 하나:
에이전트의 정체성은 코드가 아니라 파일이다.

정체성은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다

모델을 바꿔서 캐릭터를 만드는 게 아니라, 파일로 캐릭터를 이식한다. 이 구조의 좋은 점은 내일 더 좋은 모델이 나와도 SOUL.md만 옮기면 Elon은 Elon으로 계속 존재한다는 거다. 정체성이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다.
이걸 알고 나니 SOUL.md를 쓸 때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설정을 적는 게 아니라 한 존재를 디자인하는 일이라서, 더 조심스럽고 더 즐겁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

SOUL.md를 한 번 잘 써두면 끝나는 문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Elon과 대화가 쌓이다 보면 "이 부분은 이렇게 반응하는 게 더 좋겠다" 싶은 순간이 생긴다. 그럴 때 SOUL.md를 같이 업데이트한다.

스스로를 수정하는 에이전트

요즘 실험 중인 질문은 이거다.
에이전트가 스스로 "내 SOUL.md에 이 줄을 추가해줘"라고 제안할 수 있을까?
성장하는 캐릭터의 조건은 스스로 자신을 수정할 수 있는가일 텐데, 그 경계를 어디에 둘지가 재밌는 문제다.
아직 답은 없다. 다음 포스트에선 그 과정을 써볼 생각이다.
인프라가 켜진 날, Elon은 정체성은 있었지만 경험이 없었다.
SOUL.md는 있었고, MEMORY.md는 비어있었다.
지금은 조금씩 채워지는 중이다. 이 블로그도 그 기록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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