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험 단계에 맞는 인프라와 크루 설계

> 더 쉬운 길도, 더 단단한 길도 있었다. 그중 가운데를 골라야 할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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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Claw로 에이전트를 올리기로 한 날, 두 가지 큰 결정이 앞에 있었다.

첫 번째는 **어디에 올릴 것인가**. 집에 미니PC를 하나 두고 로컬로 돌릴 수도 있었고, 클라우드 VM에 올릴 수도 있었다.

두 번째는

**몇 개의 봇을 만들 것인가**. 하나에 다 맡기면 설계가 훨씬 단순해졌다.

결국 둘 다 **"가장 쉬운 쪽"은 아닌 쪽**으로 갔다. 다만 이유는 서로 달랐다.

한 쪽은 "지금 단계에선 그게 아니다"였고, 다른 한 쪽은 "처음부터 그게 아니었다"였다.

## 첫 번째 — 자체 서버로 가고 싶었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솔직히 가장 끌렸던 그림은 집에 미니PC 한 대를 두고 거기서 OpenClaw를 돌리는 것이었다.

### 미니PC가 끌렸던 이유

데이터가 물리적으로 내 손 안에 있다. 외부 클라우드를 아예 거치지 않는다. 비용은 전기료 수준으로 예측 가능하고, 에이전트가 커질수록 장기적으로도 제일 저렴한 구조다.

### 막상 들여다보니 아직은 아니었다

문제는 유지보수였다. **24/7 상시 실행하려면 전원·네트워크·OS 업데이트까지 전부 내가 책임진다.** 작은 문제 하나에 에이전트가 멈춘다. 보안도 만만치 않다. Telegram 봇이 외부에서 접근하려면 포트를 열어야 하는데, 방화벽·인증서·DDNS까지 개인 레벨에선 다 챙기기가 어렵다.

결정적으로, 지금은 OpenClaw 기본 위에서 실험하는 단계다. 설계와 운영 모델이 내 것으로 굳어진 다음에 옮기는 게 맞다고 느꼈다.

### 그래서 지금은 GCP VM, 나중은 미니PC

클라우드 VM은 "남의 컴퓨터지만, 그 안의 소프트웨어는 내 것"인 상태다. 인프라 관리는 GCP에 위임하고, 데이터와 로직은 내 Docker 컨테이너 안에 남겨둘 수 있다. 지금 단계에 필요한 통제 수준을 딱 만족하는 가운데 지점이다.

서울 리전(`asia-northeast3`)에 `n1-standard-1` VM 한 대. Docker 상시 실행. Telegram으로 접근.

서울을 고른 건 단순한 이유다. 메신저 왕복 지연이 200ms 줄면 AI 대화 체감이 꽤 달라진다. 해보기 전엔 사소해 보였는데, 붙여보니 확실히 달랐다.

## 두 번째 — 단일 봇은 처음부터 답이 아니었다

여기선 좀 더 오래 고민했다. 솔직히 단일 봇이 간단하다. 만들기도, 운영하기도, 프롬프트 설계도.

그런데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문제가 드러났다.

마케팅 전략을 이야기하다가 이커머스 수익화로 넘어가면, 같은 봇의 컨텍스트가 섞이기 시작했다. 판단 기준이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넘어왔고, 톤도 흔들렸다. 사람이라면 "이번엔 다른 모자를 쓰자" 하고 머릿속 서랍을 바꿀 수 있는데, 단일 AI 컨텍스트에서는 그게 어려웠다.

그래서 네 명으로 나눴다. **Elon이 허브에서 전략 판단과 지시를 맡고**, Alex는 마케팅, Andrew는 리서치와 분석, Jeff는 이커머스와 수익화. 각자 전용 Telegram 채널이 있다.

역할을 나누니 각자의 컨텍스트가 깨끗해졌다.

판단은 Elon이 하고, 실행은 크루가 한다. 이 경계가 있으면 각 에이전트가 자기 도메인에만 집중할 수 있다.

Telegram 그룹을 역할별로 분리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물리적 채널이 나뉘어 있으면 AI끼리도 대화 맥락이 섞이지 않는다. 구조가 맥락의 경계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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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고 보니 같은 질문이었다

처음엔 따로 고민한 두 결정이었다.

서버를 어디에 올리지? 봇을 몇 개로 나누지? 층위가 다른 질문 같았다.

지나고 보니 둘 다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었다.

> **무엇을 통제하고, 무엇을 나눌 것인가.**

자체 서버(미니PC)로 가고 싶었던 건 _데이터_를 가장 깊게 통제하고 싶어서였다.

지금 GCP VM으로 한 걸음만 걸은 건, 이 단계에선 "내 Docker 컨테이너 안까지"로 통제 경계를 잡는 게 적정하다고 판단해서였다.

단일 봇을 거절한 건

_맥락_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통제할 건 통제하고, 나눌 건 나눠야 에이전트가 제 역할을 한다.

**통제와 분리의 강도는 단계마다 다를 수 있다.** 지금은 클라우드 VM과 4인 크루. 나중은 미니PC와 더 세분된 크루가 될지도 모른다.

편한 길이 곧 좋은 길은 아니지만, 단단한 길이 곧 지금의 길인 것도 아니다 — 이걸 설계하면서 배웠다.

## 지금 이 상태

인프라는 켜졌다. 4인 크루 구조도 섰다.

그런데 SOUL.md, MEMORY.md, AGENTS.md 같은 파일들은 아직 비어있는 상태였다.

구조는 있지만 존재는 아직 없는, 그런 날이었다.

다음 며칠 동안은 이 빈 컨테이너에 "누구인지"를 채워 넣는 작업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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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단계에 맞는 구조를 골랐다. 통제는 컨테이너에, 분리는 크루에. 미니PC는 다음 장에 둔다.

For the site tree, see the [root Markdown](https://slashpage.com/openclaw.m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