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 룰북 구매를 생각하는 BG3 유저에게
부제: 님아 그 결제를 잠시 멈춰봐요 제발 발더스게이트 3이 정식 출시된지 약 2년정도 되면서, 발더스게이트3를 통해 던전앤드래곤 5판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몇년전에 한창 티알 다닐때 찍먹해봤던 룰이었고, 돌고 돌아 지금은 마스터링도 돌릴 정도로 주력 룰로 플레이중입니다. 발더스게이트3의 베이스가 되었던 룰은 던전앤드래곤 5판(이하 디앤디 5판)입니다. 여기에 각종 서플리먼트에 나오는 하위 직업들과 라리안 스튜디오만의 홈브류 룰변형이 적용되었죠. 그래서 발더스게이트3을 접하신 많은 분들 중에 베이스가 된 디앤디 5판을 플레이하고 싶어서 탁에 참여하거나 룰북을 구매하시고 있습니다. 네, 이 글을 쓴 진짜 이유가 이겁니다. 바로 디앤디 5판 룰북 구매요. "어, 찾아보니 한국에도 정발되었네? ㅎㅎ 사야지~" 하고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 버튼 누르시려는 당신. 부탁이니, 결제버튼 누르기 전에 이 글을 한번만 봐주세요. 1. 정발의 오탈자와 오역들 현재 디앤디 5판은 두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하나는 2014년에 발매된 5판이고, 다른 하나는 이 5판을 새롭게 만들어 2024년에 발매된 D&D 2024가 있습니다. 이렇게 두가지 판본중에서 정발이 되었던건 2014년에 발매된 5판이었습니다. 아마 정발때즈음, 한창 트위터를 중심으로 티알피지 붐이 일던때라 그 흐름을 타고 디앤디도 한국에 들어왔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모두가 기대했고요. 네, 결과는 폭망했습니다. 펀딩을 통해서 발매했던걸로 아는데, 배송문제와 책 품질 문제가 겹쳐서 꽤 난리가 났었던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더더욱 난리였던건 책에 수록된 수많은 오탈자와 오역이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D&D 한국어판 공식 사이트의 에라타 항목이나 네이버 TRPG 카페의 유저분이 올리신 한국어판 오류 모음 목록을 보면 번역질에 상당히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아예 플레이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의 오역이 난건 아닙니다. 다만 디앤디 자체가 수록 데이터가 워낙 많은데다 그 데이터도 굉장히 세세하게 짜여져 있는 룰입니다. 그런 룰에 자잘자잘한 오탈자와 오역들이 모이고 모인게 디앤디 5판 정발판이고요. 만약 원서로 읽고 플레이하는 사람들과 같은 탁을 하게 된다면 "엥? 님아 그거 그렇게 하는거 아닌데?" 라는 상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거죠. 2. 10년간 발매된 서플리먼트와 미정발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한국 정발의 첫 단추였던 핵심 룰북 3종의 정발이 저렇게 대차게 망한 탓에 한국에서 디앤디 사업은 철수한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디앤디를 발매하는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약칭 위코)에서는 다양한 디앤디 5판 서플리먼트들을 발매했고요. 서플리먼트(약칭 서플)란 일종의 DLC처럼 확장자료, 혹은 보충자료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양한 신규 하위 클래스나 아예 새로운 클래스를 플레이할 수도 있고, 몬스터로만 나오던 종족을 플레이할 수 있거나, 아예 기존 규칙을 보강하거나 완화시키는 룰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암튼 이런 상황에서 만약 당신이 발더스게이트3를 재밌게 했는데, 내가 플레이했던 하위 클래스로 디앤디 세션을 가보고 싶다. 근데 정발 룰북을 사보니 그 하위 클래스가 없네? 네, 안타깝게도 당신은 서플을 사야합니다. 디앤디 정발은 코어룰북 3종만 되었기때문에 서플은 결국 영어 원문으로 봐야합니다. 거기다 10년간 서플들을 발매하면서 기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반쯤 필수가 된 서플들도 있어서, 만약 공개적으로 탁을 열게되면 서플 허용 하느냐는 질문 역시 올 수도 있습니다.(대표적으로 자나사의 만물 가이드와 타샤의 만물 가마솥) 물론 어디까지나 서플리먼트니까 안 살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습니다. 반필수 서플 없이도 클래식하게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없다고 못해먹을 정도로 나사빠진 룰은 아니니까요.
- 닐림